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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투입 계획에 반발
“노사 합의 없인 1대도 못들여”
임단협 협상안 요청 목소리도
韓공장 막히면 허브 가치 잃어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내 웨스트홀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이달 6일(현지시간) 관람객들이 아틀라스의 서열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현대차그룹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내 웨스트홀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이달 6일(현지시간) 관람객들이 아틀라스의 서열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자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아틀라스’의 공장 투입을 예고하자,현대차 노조가 일자리 위협을 이유로 본격적인 반발에 나섰다.

만약 현대차 노조가 이를 빌미로 파업까지 단행할 경우 재작년 미국 항만 노조 이후 1년반 여만에 사람과 로봇 간 일자리 전쟁이 공론화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노조 스스로도 인력 투입보다 로봇을 통한 자동화가 더 높은 효율성을 보인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일방적으로 자신들의 권리만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미국에서도 물류 노조가 로봇 자동화를 명분으로 투쟁에 나선 바 있다.현대차 노사도 올해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앞두고 벌써부터‘하투’(夏鬪) 우려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해외물량 이관·신기술 도입(로봇자동화)은 노사합의 없이 용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노조는 “평균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3억원)의 인건비가 들지만,온라인홀덤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해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노리는 자본가에게 좋은 명분이 된다”며 “노사합의 없는 신기술 도입은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경고했다.

현대차 노조는 반발 명분으로 일자리 축소를 꼽았다.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만큼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CES 2026에서 2028년부터 미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부품 분류 공정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고,2030년부터 고난도 부품 조립도 맡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 노사는 작년 임단협에서 7년간 이어진 무분규가 깨진 가운데,올해 임단협에 대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이미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집행부에 로봇 도입 반대를 임단협의 주요 협상안으로 넣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임단협 골자 중 하나였던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도입 등의 이슈는 여전한 상태로 모두 일자리와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다.

이에 더해 현대글로비스나 모비스 등 계열사 노조까지 로봇 도입에 반발할 경우‘아틀라스’는 그야말로 현대차그룹 노조 전체의‘공공의 적’이 될 판이다.

특히 자동화가 상당 수준 진행된 물류 등 일부 업종에서는 로봇 문제가 더 민감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이미 미국에서 공론화 된 바 있다.앞서 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지난 2024년 10월 미국 내 30여개 주요 항구에서 임금 인상과 자동화 방지 방어 협상이 결렬된 후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파업으로 미 경제는 하루에 45억달러(약 6조5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업계에서는 기존 공장에 대한 자동화 전환은 쉽지 않겠지만,신 공장에 대한 제조 혁신은 글로벌 생산 경쟁력 차원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지난 2024년 말부터 가동을 시작한 미 조지아주 HMGMA의 경우 로봇 자동화율을 기반으로 현재 10만대의 생산 라인에 고작 880명의 근로자만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현대차는 현재 올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공장 내에 전기차(EV) 생산 EV 전용공장을 짓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한국 사업장의 투입도 필요한 상황이다.

그와 비교해 한국 공장의 생산 효율성은 다른 글로벌 거점 대비 크게 뒤처진 상태다.디지털타임스가 2024년 현대차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에 나온 자료를 취합하면 현대차 국내 공장의 1인당 생산성은 1인당 40~50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국내 공장 근로자 수는 4만2000여명으로 추산(울산 3만2000명,아산 4000명,전주 6000명)되는데,이를 기준으로 작년 국내 생산물량(185만8136대)에 대비해 단순 환산하면 44대로 계산된다.

이에 반해 미국생산법인(HMMA)의 경우 작년 생산량 36만대,근무자 수는 4305명으로,이를 1인당 생산 대수로 단순 환산하면 83.6대로 계산된다.체코생산법인(HMMC)은 1인당 115.7대,인도법인(HMI)은 66.6대,브라질법인(HMB) 생산량은 65.9대꼴로 각각 계산된다.

현대차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경우‘광주형 일자리’모델 취지에 일부 생산 라인은 노동력 투입을 위해 자동화율을 의도적으로 낮추기도 했지만,작년부터 노사 갈등이 이어져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공장만 로봇 투입이 늦어질 경우,글로벌 생산 효율성이 뒤쳐지‘글로벌 허브’로의 가치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서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로봇 자동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이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아틀라스가 해외 거점에 투입되고 국내만 도입이 막힐 경우,한국 거점의 의미는 사라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이 투입되기 위험하거나 안전이 위협받는 작업에 로봇이 투입되고,이 경우 24시간 가동이 가능해 근로자의 노동 강도도 줄일 수 있다”며 “새로운 로보빌리티 시장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중요할 역할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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