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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증권가의‘빚투’(빚내서 투자)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한국투자증권이 먼저 국내 증시에서 가장 우량한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담보 대출 기준을 높였다.개인 투자자 대출 규모를 줄여 향후 주가가 하락할 때 증권사가 먼저 떠안게 될 손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코스피가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추후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지난 16일부터 삼성전자 등 코스피 대형 우량주 82개의 위탁 증거금률을 20%에서 50%로 상향 조정했다.개인 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을 살 때 가지고 있어야 하는 담보의 기준이 높아진 것이다.그간 2000만원으로 증권사 대출을 포함해 1억원어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살 수 있었지만,이제는 5000만원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같은 날 위탁 증거금률이 상향된 종목 명단을 보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현대자동차,경마 픽SK,경마 픽KT,경마 픽두산에너빌리티,경마 픽KB금융,신한지주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다수 포진했다.통상 증권사들은 변동성이 큰 테마주나 한국거래소의 투자주의·경고 등을 받은 종목을 중심으로 증거금률을 상향한다.코스피 시총 상위주는 유동성이 풍부해 빚투로 인한 가격 왜곡 가능성이 작아 지금까지는 증거금률 상향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는 빚투 규모가 역사상 최고치인 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7455억원으로 지난해 1월(16조8391억원)보다 약 12조원 가까이 불었다.이 수치는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올해 들어서만 1조5000억원이 늘었다.증시가 호황이면 빚을 내서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심리에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난다.

실제로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역사상 본적 없는 호황을 목격하고 있다.코스피는 16일 기준 올해 626.57포인트(14.86%) 오른 4840.74를 기록하며‘5000피 시대’까지 단 159.26포인트만 남겨뒀다.코스피 상장사 10개 종목 중 1개꼴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이날 시가총액은 4004조8798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4000조원을 돌파했다.2021년 1월 5일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은 코스피 시총은 3000조원(2025년 10월 15일)을 넘어서기까지 약 4년 9개월이 걸렸었다.하지만 3000조원에서 4000조원으로 불어나는데 필요한 시간은 석 달에 불과했다.

다만 증거금률 상승이 항상 주가 고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지난해 2월 말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테슬라와 양자컴퓨터 관련주의 신규 담보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당시 테슬라 등의 주가는 미래에셋증권의 대출 중단 이후에 추가로 하락했지만 2~3개월 안에 바닥을 찍고 주가 반등에 성공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바 있다.

가파른 상승세에 단기 조정 전망이 위탁 증거금률 상승의 주된 배경으로 분석된다.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질주를 막을‘악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다”라며 “쉼 없이 달려온 만큼 단기 과열에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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