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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배치는 끝없는 수싸움,이번엔 '아들방'입니다【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드디어 올 것이 왔다.아내가 아들 방을 바꿔주겠단다.한창 멋 부리는 딸 같은 아들을 위해 쾌적한 방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란다.기존 방은 운동기구와 드레스룸으로 꾸미고,조금 넓은 방에 침대랑 책상을 놓아주겠다는 것이다.물론 기존 가구와 온갖 잡동사니를 모두 위치이동해야 한다.
수년간 미니멀라이프를 입으로만 외치더니,이번엔 진짜 안 쓰는 물건은 모두 버리겠다며 결연하다."후~" 때마다 주기적으로 집안 살림을 뒤집어 엎고,새로 배치하고 싶은 욕심은 사람이 수시로 머리형태를 바꾸고 싶어 하는 원초적 본능과 매한가지 아닐까 싶다.
"나 먼지 알레르기 있다고!"
저항을 해 보지만 역부족이다.꼬박 이틀을 중노동에 시달렸다.가구 해체조립,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커튼,전선 코드,마닐라 홀덤가전제품 재배치 등은 정해진 규칙이 없다.아내가 "이상해~ 안 어울려!" 하면 다시 재배치하는 기약 없는 순환노동을 해야 한다.역시나 코가 근질거리며 재채기가 시작된다.비염이 도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집만의 '묘수'
가로세로 19개의 선으로 구성된 바둑판은 361개의 착점(着點)으로 구성되어 있다.장기판에서 말을 놓을 수 있는 곳은 90개다.바둑이나 장기나,제한된 자리 위에서 무수한 수가 만들어진다.가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집안 정리를 하다 보면,바둑과 장기의 무수한 묘수처럼 동일한 공간에 이렇게나 많은 가구배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설계자가 처음 평면도를 그릴 때,기본 가구배치를 하지만 모든 집이 정해진 프로토콜을 따라 하는 경우는 없다.각자 취향에 따라,가구의 종류에 따라,느낌대로 구성을 한다.집집마다 묘수(妙手)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거실에 소파를 치우고 툇마루를 만들어 달라는 아내의 협박(?)에 직접 가구를 만든 지도 1년이 지났다.이렇게 아파트에서 한옥의 정취를 조금 맛볼 수 있는 것도 우리 집만의 묘수였다.퇴근 후 마룻바닥에 뒹구는 휴식으로는 최상이다.하부에는 옷가지를 넣어둘 수 있도록 수납장을 만들었다.실용주의(pragmatism)가 따로 없다.책으로 배운 실용주의보다,아내가 요구한 툇마루 하나가 훨씬 설득력 있었다.철학은 책장에 있고,실용은 마룻바닥에 있었다.
작년엔 거실이 타깃이었다면 올해는 아들방이었다.
"엄마,방에 먼지가 많아.엄마,마닐라 홀덤햇빛이 조금 덜 들어왔으면 좋겠어.엄마,내 옷을 꺼내 입기 편했으면 좋겠어.엄마,잘 때 조금 추운거 같아."
아들의 요구가 곳곳에 반영되었다.이번에도 완벽한 배치는 아닐 것이다.하지만 이 집은 또 한 번 우리 가족의 현재에 맞게 바뀌었다.주말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정리된 사진을 아내가 아들에게 보낸다.
"아들~ 어때?"
"괜찮은데?"
바둑과 장기의 끝없는 수싸움을 이번에도 독하게 치러냈다.다음 대국은 과연 언제가 될지 자못 궁금하다.비염은 늘 그렇듯 거들 뿐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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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홀덤,간이식 수술을 받고 몸이 회복되던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