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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날아든 한 통의 이메일.
제목에 적힌 내 주소와 전화번호 그리고‘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한마디.
메일에는 지난 8년간 썼던 5개의 배송지,현관 출입 방법,그리고 최근 주문 내역 15건이 적혀있었습니다.
박찬희 / 최초 신고자
바로 제가 쿠팡에 접속해서 주문 목록을 확인해 봤거든요.근데 진짜 그 최근에 주문한 내역들이 다 있고 일치를 해서 일단 숨이 막혔죠.제 정보가 다 들어있는데
8년 전 회사는 물론 가족의 직장 주소까지 배송지로 입력된 주소 모두 고스란히 넘어갔습니다.
일단은 어머니 직장에 찾아가서 저를 사칭할 수도 있는 거고,또 저희 어머니의 휴대전화 전화번호까지 들어 있었으니까.거기에 들어있는 정보들이 워낙 이제 보이스피싱 하기 딱 좋은 정보들로만 갖춰져 있으니까.
곧바로 쿠팡 고객센터에 신고했고,쿠팡은 그제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다음 날에 연락이 또 왔어요.그때 연락을 제가 받았을 때가 4시 50분이라 뜨는데.2분밖에 통화를 안 했거든요.4500명 정도가 유출됐다.그렇게 설명을 들었습니다.(쿠팡에서 그럼 미안하다는 얘기는 했어요?) 따로 뭔가 사과를 받은 건 없고 그냥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뉴스9 (11월 30일)
고객 4,500명의 정보가 노출됐다더니,탈취된 계정 3,300만 개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 결과 유출된 계정은 3,370만 개.우리나라 인구 65%의 전화번호와 주소,현관 비밀번호가 유출됐습니다.온라인 상거래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6월부터 시작된 침입은 무려 147일간 이어졌습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현재까지 공격이 식별된 기간은 25년 6월 24일부터 11월 8일까지이며 해당 기간에 무단 조회된 피해 계정은 3천만 개 이상이며 유출된 정보는 고객명 이메일 배송지 전화번호 실제 주소 등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때 박찬희 씨가 메일을 열지 않았다면 이 유출 사고는 아직 수면 아래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외부 공격이나 침입 흔적은 없다던 쿠팡,적은 내부에 있었습니다.
정보 유출 용의자는 다름 아닌 쿠팡에서 근무했던 개발자.
<뉴스9>
(12월 1일)
유력 용의자는 쿠팡 내부 전산망을 관리하는 중국 국적 전직 직원입니다.
(12월 2일)
인증 시스템 개발자로 일할 당시 갖고 있던 정보 접근권을 악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직원이 쿠팡을 관둔 건 지난해 12월.그가 침입자라면 서버 침입은 회사를 나간 지 반년이 넘어 시작된 겁니다.
한희/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
필연적으로 공격자는 내부 공격을 선택해요.그래서 내부자를 포섭하고 협박해서 안에서 공격하는 방법을 찾아요.반드시 이 점령해야 할 표적이라면 그렇게 하는 거죠.
취재진은 보안업체와 함께 어떻게 서버에 침입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모의실험을 해봤습니다.
이정상/ 스텔스솔루션 상무
원격으로 그러니까 해커가 설치해 놓은 서버죠.그 서버에 붙어서 쿠팡으로 들어가는 시뮬레이션인 거예요.그래서 이제 서버로 붙는 거죠.이렇게.
그다음에 여기에서 이제 쿠팡 서버로 붙을 거예요.
여기서 서버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보안 토큰’이 필요합니다.
유효기간을 둔 열쇠 하나를 주는 거예요.그 열쇠만 있으면 들어가는 거예요.그 유효기간 안에는 ID 패스워드를 치지 않아도.
딱 이렇게 이제 만들어진 걸 가지고 지금은 저는 그냥 화면에 보여줬는데 이거를 파일로 뽑아가지고 가져가는 거예요.
전직 직원이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보안 토큰을 확보한 건 이 열쇠를 만드는 마스터키‘전자 서명키’를 갖고 있어서입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쿠팡의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는 부서에서 근무하던 퇴직한 개발자가 퇴사한 개발자가 호텔방 키를 발급할 수 있는 마스터키를 들고 나갔다.그래서 그걸 이용해서 3,300만 명 이용자의 호텔방 키를 대량으로 생산한 다음에 그 이용자들을 가장해서 접속해서 개인정보를 긁어모았다.
퇴직할 때 반드시 회수해야 할 서명키의 관리 부실이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제는 정상적인 기업에서 이 서명키를 가져 나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대다수 기업은 이 키를 특수장치‘HSM’에 보관하면서 유출과 복제를 원천 차단하고 있습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쿠팡이) HSM 장비를 안 썼을 수도 있고,HSM 장비 자체가 부실했을 수도 있고,아무튼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장비 안에 있어야 할 전자서명 키를 어떤 방법인지는 모르겠으나 밖으로 가져 나갔다.그래서 이 부분은 분명한 건 쿠팡의 어떤 실수다.쿠팡의 어떤 과실이다.
근본적으로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인증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왕효근/ A보안업체 대표
내부자조차도 믿을 수 없다고 해서 내부자가 들어올 때도 인증을 하고‘아 이 사람이 맞구나’라고 체크한 후에 들여보내는 이 방식으로 적용하지 않는 한 사실 내부자가 들어오고 내부자였던 사람이 들어오는 문제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고객님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일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말 쿠팡이 회원들에게 보낸,이른바 개인정보‘노출’통지.
제목과 본문에 유출 대신‘노출’이라는 말을 다섯 차례나 썼습니다.
당국에 스스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신고했지만,정작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는‘노출’이라 표현한 것.
쿠팡 협력업체 상담사(음성변조)
제일 중요시했던 건 유출이 아니다.유출이라는 말을 절대 쓰지 말아라.유출이 아니고 노출이라고 얘기를 하라고 하더라고요.
쿠팡 측의 이런 태도는 책임을 피하려 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번 사태가 개인정보 유출입니까?노출입니까?”
박대준/ 전 쿠팡 대표
“개인정보 유출입니다“
결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시정조치를 받고서야 노출은 유출로 수정됐습니다.
과거 물류창고 화재와 과로사,언론인 블랙리스트 등 논란이 생길 때마다 쿠팡은 사과 대신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습니다.
알고리즘 조작 등 불공정행위가 적발돼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세부 카지노 바카라4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자,세부 카지노 바카라공정위 제재를 받으면 더 이상 로켓배송을 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유통 기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공격적인 대응,쿠팡의 특이한 의사결정 구조가 그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한국 쿠팡을 지배하는 건 미국의 쿠팡인코포레이티드.
창업자 김범석 씨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2021년 물류창고 화재 사고 이후 국내 법인 의장직에서 물러났는데,여전히 미국 본사를 통해 100% 자회사인 한국 쿠팡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본인 책임이라던 쿠팡 전 대표도
박대준/ 쿠팡 전 대표
한국법인의 일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일은 미국 본사의 이사회와 상의한다고 합니다.
(쿠팡Inc.) 이사회에게 보고를 하고 있고 중요 의사결정은 다 단독으로 결정한다는 건 아닙니다.그 각각의 임원들에게 각각 현재 한국법인의 임원들과 같이 회의하고 필요한 사항들을 서로 논의하고.
국회 청문회를 일주일 앞두고 박 대표는 물러났고,미국 본사의 임원이 임시 대표로 임명됐습니다.
미국 국적의 김 의장이 국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면서도 법적,사회적 책임은 떠넘기는 구조.
이번에도 김범석 의장은 사과나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를 둔 오정원 씨는 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쿠팡 탈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정원 / 서울 마포구
당장 오늘 아침에도 저희 꼬마 필요한 것 때문에 어제 저녁에도 화가 났지만,또 쿠팡을 제가 시켰잖아요.지금 모든 가정에 아기가 있고 키우는 사람이라면 간과할 수 없어요.
쿠팡의 대응에 화가 나지만,새벽배송,익일배송에 익숙해졌다면 이를 포기하는 게 쉽진 않습니다.
쿠팡에서 탈퇴하거나,유료 회원을 해지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어차피 우리 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을 거야.잘만 넘어가면 돼 이런 정서가 깔린 상태에서 과연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질까하는 걱정이 있는 거죠.그래서 국회에서도 이런 식이면 청문회 정식으로 하고 (당국에서) 영업 정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탈퇴도 쉽지 않습니다.
모바일 앱에서는 탈퇴할 수 없고,PC버전으로 접속해 본인인증,이용 내역 확인,설문 등을 거쳐야 마침내 탈퇴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오정원 / 서울 마포구
내가 앱 깔고 내가 로그인했는데 로그인할 때는 핸드폰을 되게 해줬으면서 왜 탈퇴할 때는 핸드폰이 안 되고 PC로 가야 되냐?
유출된 개인정보가 주로 거래되는 다크웹.개인 신용카드 번호는 물론,한 법무법인의 내부 정보도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한 번 유출된 정보는 다크웹 등에서 계속 거래되며 다른 범죄로 이어집니다.
김재선/ 스마일로그 이사
내 정보를 가지고 또 다른 피싱 형태의 보이스피싱이 됐든 아니면 다른 형태의 사기 범죄랑 연루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고요.
특히,이번에 쿠팡에서 유출된 것처럼 가족 등 주변인 정보나 취미,동선 등이 드러날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의 취미가 낚시라고 하면 낚시에 관련된 정보들을 계속 메일로 발송해서 클릭을 유도한다거나 그럼 그렇게 하는 방식을 통해서 추가적인 정보를 빼내 가려는 시도들을 하게 되고요.
아직 쿠팡에서 유출된 정보는 보이지 않지만,3,370만 명의 정보가 범죄 조직에 팔린다면 수많은 사기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습니다.
사고 이후 모르는 사람이 쿠팡 계정에 로그인했다는 제보,신용카드가 무단 결제됐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남자는 지난달 18일 카드사로부터 해외에서 부정 사용이 의심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쿠팡에서만 사용하는 카드였다고 합니다.
쿠팡 고객센터에 물었지만,결제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이 카드 정보를 오롯이 100% 유일하게 갖고 있던 건 쿠팡밖에 없는데,제대로 다 안 알려준다고 느끼고 있는 거죠.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내부자 관리가 부실한 상태에서 다른 개발자들이 내부 정보를 가지고 나갔을 수도 있고 또는 과거에 해킹을 당했었는데 쿠팡이 모르고 있었거나 아니면 은폐했던 게 드러날 수도 있고 그래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는 겁니다.쿠팡 계정과 연동된 어떤 결제 카드들 이런 것들 전부 다 해지하라고 그러고 필요하다면 비밀번호 변경하라고 그러고 쿠팡 로그인 비밀번호까지도 다 변경해야 하는 게 정상적인 수순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SKT와 KT,LG유플러스와 롯데카드.올해 드러난 대규모 정보 유출 사건들입니다.
전문가들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정보 유출이 쿠팡은 물론 다른 회사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한희/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
얼마나 많은 시스템이 현재 장악돼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예요.터트린 것만 우리는 사건이 났는지 알고 있어요.사이버 공격의 본질은 이래요.사전에 장악하고 기다리는 거예요.그걸 터뜨리는 건 필요와 의도에 의해서 터뜨리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쿠팡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선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집단소송 참여자를 모집하는 인터넷 카페도 30곳이 넘었습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
정보 보관에 있어서 과실이나 이런 쉽게 말해서 '실수하지 않았다.내가 주의 의무를 충분히 했고,관리를 철저히 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이제 손해 배상을 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받을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시행된 지 9년 동안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습니다.
고의나 중과실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쿠팡의 정보 유출 사고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적용될지,세부 카지노 바카라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15년 전 소셜커머스 업체로 처음 출발한 쿠팡.
2014년 주문 다음날 배송되는‘로켓배송’을 시작하면서 온라인 상거래의 판도를 바꿨습니다.
김범석/ 쿠팡Inc.의장
(쿠팡의 목표는) 고객들이‘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는 세상을 만드는 겁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크게 성장해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까지 거침없는 성공 가도를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부정적 사건이 터질 때마다‘소비자 편의’를 앞세워 언론은 물론 정부와도 대립했습니다.
쿠팡 미국 본사 매출의 90% 이상은 한국에서 발생하지만,세부 카지노 바카라김범석 의장이 지난해 기부한 주식 약 670억 원어치는 모두 미국 내 자선기금의 몫이었습니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그 편리함의 대가로 개인정보까지 내놓고 살아야 하는지,
이제 쿠팡이 답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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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민수
촬영:조선기,강우용
편집:이기승
그래픽:장수현
리서처:채희주
조연출:이민철,엄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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