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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양심적 병역거부 2부작 낸 강인철 전 한신대 교수
“부끄러운 고백인데요.2001년‘한겨레21’신윤동욱 기자의 보도를 접하기 전에 이 문제(양심적 병역거부)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했어요.명색이 종교 연구자로서 한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로 2만명 정도가 감옥에 갔고 그 역사 또한 오래되었다는 걸 몰랐어요.(보도에) 큰 충격을 받았죠.이번 책은 2001년 한겨레21 보도에 대한 헌사이기도 합니다.”
최근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역사를 다룬 두 권의 저술‘전쟁과 양심-세계와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평화의 전환-공론화 이후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성균관대 출판부)를 낸 강인철 전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의 말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종교사회학자인 그는 한신대가 재정 문제를 들어 지난해 종교문화학과 폐과를 일방적으로 결정하자 이에 항의해 올해 초 정년을 일년 반 앞두고 조기퇴직했다.
합해 천쪽이 넘는 최근작으로 그의 단독 저술은 모두 20권이 되었다.첫 책‘한국 기독교회와 국가,포커 게임 사이트시민사회:1945~1960’(1996)을 비롯해‘전쟁과 종교’(2003)‘한국의 개신교와 반공주의’(2007)‘종교권력과 한국천주교회’(2008)‘종교와 군대’(2017) 등의 저서에서 근대 이후 종교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주로 탐색해왔다.지금은‘한국 개신교우파'‘한국의 기독교 사회주의‘광주항쟁과 종교'에 대한 책을 준비 중이다.
1992년 이후 줄곧 구독 중인 한겨레신문 스크랩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강 교수를 지난 10일 수원 화서역 근처 개인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번 저술은 지은이 자평처럼 “세계와 한국을 아우르면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통사적으로 추적한 최초의 역사서”이다.
‘전쟁과 양심’에서 먼저 루터의 종교개혁 이전부터 2차대전 이후까지 세계사적인 양심적 병역거부 흐름을 개괄한 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 군사정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억압이 강화하는 한국 상황을 상세히 짚었다‘평화의 전환’에선 한겨레21 보도 이후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 공론화가 이뤄지고 19년이 흘러 대체복무제가 시행되는 과정과 남은 문제를 살폈다.
그는 책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70년 동안 국가폭력에 당한 수난은 근세 이래 한국 종교사에서 천주교 대박해 다음에 해당하고,현대의 종교적 비극으로는 단연 최고의 위치”라고 썼다.
왜‘종교 박해’일까?“2001년 공론화 이전 피해자의 거의 100%가 종교인(재림교회와 여호와의 증인)이었어요.대체복무제 도입을 결정했을 무렵인 2018년께 전 세계 감옥에 갇힌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부분이 한국인이었어요.국가라는 가해자의 종교적 정체성은 애매하지만 어쨌든 피해자 입장에선 종교 박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는 이번 책이 양심적 병역거부 의사가 있거나 대체복무 심사를 하는 사람들 또는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심 있는 국외 연구자 등에게 교과서 노릇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2001년까지 한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다룬 논문은 불과 5편이었어요.하지만 2001년 이후 2024년 말까지 단행본 17권 등 모두 176편의 연구물이 나왔어요.한국이 전 세계에서 이 분야 연구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된 거죠.”
2020년 초 정부로부터 병무청 산하 대체역심사위원회 초대 위원장 제안을 받고 고사하기도 했던 그는 이번 책이 무엇보다 “(대체복무) 제도의 인간화를 도모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랐다.
세계·한국 통사적 추적한 첫 역사서
2001년 한겨레21 보도로 공론화부터
대체복무제 시행·남은 문제도 살펴
“한겨레21 보도에 대한 헌사이기도”
피해자 대부분이 비주류 그리스도교
개신교 우파,대체복무제 극렬 반대
“배경에‘군사주의 종교문화’있어”
대체복무제 도입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이른바‘양심 심사’를 거쳐 교도소나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 36개월 합숙복무를 하고 있다.2년 전 대체역심사위는 복무기관을 육군 현역병의 1.5배인 27개월로 줄이고 소방서나 119안전센터도 복무지에 더하고 합숙시설이 없으면 출퇴근도 가능하게 하는 개선안을 냈으나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일률적으로 합숙하다 보니 합숙 시설이 모자라 (복무까지) 1~2년 기다리는 게 기본입니다.복무 기간 3년을 더하면 20대가 다 날아가 버립니다.기간 감축에 더해 복무 기관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어요.이명박 정권 들어 뒤집혔지만 애초 노무현 정부에서 대체복무제 도입을 결정할 때 복무지는 사회복지 기관이었어요.교도소가 아니라,사회복지나 의료 등 민간 성격을 띠는 복지 기관이었죠.외국에서도 대부분 이렇게 합니다.”
그는 대체역심사위의 이른바‘양심 심사’도 문제 삼았다.“양심을 무슨 재주로 심사합니까.양심을 심사하는 행위가 헌법에서 보장한 양심의 자유 침해일 수 있어요.서류상 하자가 없으면 다 받아줘야 합니다.교도소에서 36개월 근무를 각오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그 정도 각오가 있는 사람의 양심을 의심할 필요가 있을까요.”
군 기관인 병무청에서 대체복무제 운영을 지휘하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단다.“법은 대체복무자에겐 군 관련 업무를 시키면 안 된다고 하는데 지금은 대체역심사위에 군 쪽 압력이 많이 반영되는 구조입니다.민간이 주도하는 철저히 비군사화한 대체복무제로 가야 한다고 봐요.주무 부처도 행정안전부나 복지부 등에서 맡고요.”
그는 책에서 노무현 정부가 대체복무제 도입을 결정할 때 가장 극렬히 반대한 세력이‘개신교 우파’라고 썼다.
그가 보기에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부분이 소수의 주변적 그리스도교 계통에서 나왔고,포커 게임 사이트주류 종교인은 그들의 고통에 대체로 침묵’한 것이다.그는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한국 주류 개신교에서 나타나는‘군사주의 종교문화’를 들었다.이승만 정권에서 도입한‘군종 제도’나‘교리화한 반공주의’와 함께,신자들의 일상이나 의식을 지배하는 기제인‘영적 전쟁 프레임’이나‘승리나 정복주의적 해외 및 북한 선교’등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반감으로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미국과 견줘 어떻냐고 하자 그는 “한국과 미국의 양심적 병역거부는 시차가 있어 비교가 어렵다”고 했다.“미국은 기독교 우파가 등장한 1970년대 훨씬 이전인 1860년대 남북전쟁 때부터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되어 베트남 전쟁 때까지 적용 대상이 점차 확장되었어요.”
하지만 두 나라 개신교 우파는 닮은 점이 많단다.“국가 권력에의 접근 욕망”이 대표적이다.“국가 권력을 이용한 교세 확장을 꾀하거나 아예 기독교 국가의 건설을 지향합니다.필요하다면 정교 유착과 반민주적인 권위주의 체제까지 용인하고 나아가 군사주의 국가폭력도 지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근대 이후 정교분리와 사회 분화에 따라 교회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줄어온 서유럽”과는 다른 모습이란다.
“한국은 (근대 이후)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미국 모델에 가깝습니다.영향력의 내용을 보면 1990년대 이후에는 이전의 교육,복지,포커 게임 사이트인권,민주주의 등 긍정적인 것에서 반민주,혐오,차별,폭력 등 부정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어요.특히 2010년 전후로 개신교가 제1 종교로 부상하고 개신교 내에서 보수 헤게모니의 확장이 진행하면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그는 개신교 우파가 국가 권력에 접근해 정치적 성공을 거둘수록 종교적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다.그는 “정교분리 체제인 근대는 종교가 국가권력의 도움 없이 오로지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후원에 의해서만 존립이 가능한 시대”라고 밝힌 뒤 말을 이었다.“한·미 기독교 우파의 특징은 시민의 자발성을 무시하고 국가권력의 도움을 중시한다는 것입니다.이는 근본적으로 시대착오일 뿐 아니라 국가권력 동원과 법률 제정을 통한 강제적인 종교 부과에 대한 반발을 불러와 종교 몰락이나 붕괴를 불가피하게 만듭니다.”
설명이 이어졌다.“미국을 보면 일부 주 공립학교에서 진화론과 함께 창조론도 가르치려는 시도가 계속 있었고 낙태도 금지하고 있어요.그 주 사람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기독교 우파가 제정에 영향을 미친 법의 지배를 받아야 합니다.그러니 사람들이 기독교를 좋게 생각하겠어요.(기독교 우파의) 정치적 힘은 법을 좌우할 정도로 커졌지만 그 성공이 사람들을 교회로부터 멀어지게 할 겁니다.정치적 성공의 역설이죠.”
그는 한국의 기독교 우파도 “미국과 비슷한 악순환”에 있다고 했다.“노무현 정부 후반부에 가장 큰 적수가 기독교 우파였습니다.4대 개혁을 다 무산시킬 정도였죠.차별금지법 제정은 지금도 말을 못 꺼냅니다.그런 성공이 기독교 우파에 강한 자신감을 주었고,포커 게임 사이트지금도 정치적 목소리를 키우는 이유이죠.앞서 경험한 정치적 효능감에 젖어 있어요.하지만 그들은 국민의 힘 사람들이 전광훈 목사 앞에서 고개를 조아리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환멸을 느낀다는 것을 모르고 있어요.”
서울대 사회학과 80학번인 저자가 종교사회학을 전공한 데는 지도교수인 한완상 서울대 명예교수의 영향이 컸단다.“고교 시절부터 한 교수님 책을 1~2권 읽었어요.당시 운동권 형을 둔 친구 영향으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자발적으로 운동권 서클에 들어갔고요.”
그의 부친은 사상계 1회 신인문학상 당선 소설가인 고 강용준(1931~2014) 작가이다.강 교수는 자신이 전쟁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온 데는 부친 영향도 있다고 했다.
“황해도가 고향인 아버지는 전쟁 때문에 가족들과 다 헤어졌어요.가족 사진 한장 없어요.저도 친가 쪽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한국전쟁 때 인민군으로 징집돼 참전했다가 반공포로 석방 때 풀려나 국군으로 입대한 아버지는 반공사상이 투철하셨어요.아버지와의 정치적,사상적 견해차는 종종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혈연이라는 끈끈한 운명적 얽힘으로 인해 때로는 저에게 풍부한 지적 자양분이 되었습니다.철두철미 보수적인 반공주의자 아버지가 오히려 저의 시야를 넓혀주었죠.”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다시 한번‘한겨레21’양심적 병역거부 보도의 의미를 짚었다.
“2001년 이전과 이후가 천양지차입니다.그래서 한겨레가 어마어마한 일을 했다는 겁니다.박정희 정권은 1975년부터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을 강제 입영시킵니다.병역법 위반으로 민간법정에 세우는 대신 바로 군에 입대시켰죠.이 때문에 1980년대까지 5명이 군에서 목숨을 잃었어요.강제 입영은 민주화 이후에도 계속되다 2001년 보도로 공론화하면서 끝납니다.처벌을 받고 다시 군에 보내 집총을 거부하면 재처벌하는 반복처벌도 사라졌죠.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교도소 안에서 종교 집회도 하고 성경도 볼 수 있게 되었죠.심지어 가석방으로 풀려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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