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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한 대가 고속도로 나들목 진입로에서 급히 후진합니다.뒤따르던 차량이 있었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이 장면이 벌어진 곳은 경북의 포항~영덕 고속도로 남영덕 IC와 영덕휴게소 진입로가 갈라지는 지점입니다.

지난달 8일 개통된 포항~영덕 고속도로.하지만 개통 한 달 만에 여기저기서 여러 불만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들목?휴게소?헷갈리는 진입로

첫 번째 불만은 남영덕 IC와 영덕 휴게소의 진입로가 헷갈린다는 겁니다.

포항~영덕 고속도로 영덕 방향에서 바라본 안내판.남영덕 IC를 통해 가야 하는‘남정’과‘영덕휴게소’가 한 번에 같이 표시돼 있습니다.
포항~영덕 고속도로 영덕 방향에서 바라본 안내판.남영덕 IC를 통해 가야 하는‘남정’과‘영덕휴게소’가 한 번에 같이 표시돼 있습니다.

포항에서 영덕 방향으로 달리는 중,영덕휴게소와 남영덕 IC로 나가라는 안내판이 나오는데요.이 안내판을 보고 본선에서 빠져나온 운전자 눈 앞엔 또다시 갈림길이 나타납니다.휴게소와 남영덕 IC를 가르는 구간이 짧은 탓에 길을 잘못 드는 일이 발생하는 겁니다.

취재진이 30분 가량 휴게소 진입로를 지켜본 사이,기사 첫 부분에 언급한 후진 트럭 등 두 대의 후진 차량을 목격했습니다.나들목과 휴게소로 갈라지는 시작지점의 도로 분리 봉은 이미 빠져 나뒹굴고 있었는데,누군가가 들이받은 흔적으로 추정됩니다.

또 머뭇거리며 휴게소로 들어와서는 곧바로 고속도로 본선으로 돌아가는 차량도 여러 대 목격했는데,운전자가 길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이 갈림길을 두고 거친 표현으로 불만을 표시한 운전자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길을 잘못 들어서면,돌아갈 수 없다

두 번째는 영덕휴게소로 진입한 차량은 바로 눈앞에 보이는 남영덕 IC로 나갈 수 없다는 겁니다.남영덕 IC가 목적지인데 길을 헷갈려 휴게소로 진입했거나 아니면 휴게소 볼일이 있어 잠시 영덕휴게소로 들어가는 일도 있을 수 있는데요.(특히 이 휴게소에는 동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휴게소로 들어서면 남영덕 IC로 나갈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휴게소로 운전자는 북쪽 13킬로미터 떨어진 영덕 IC까지 갔다가 다시 7번 국도를 타고 되돌아와야 합니다.특히 시간이 돈인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불만이 컸습니다.

영덕휴게소와 진입 도로 모습.사진 아래 보이는 분홍색을 따라 휴게소로 진입하면,남영덕 IC(초록색 선)로 나갈 수 없습니다.
영덕휴게소와 진입 도로 모습.사진 아래 보이는 분홍색을 따라 휴게소로 진입하면,남영덕 IC(초록색 선)로 나갈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는 "영덕휴게소와 남영덕 IC 차량 진출입 동선 체계는 교통영향평가에 따라 안전을 고려하여 선정되었고,고속도로 이용객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안내 간판 등 조치하도록 하겠음."이라는 서면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개통 초기 초행길 운전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안내 시설 개선은 시급해 보입니다.

■ 올라갈 수 있지만,프리 슬롯 무보증금내릴 수는 없다

또 하나 문제는,남영덕 IC가 반쪽짜리라는 겁니다.남영덕 IC를 통해 고속도로로 올라갈 수 있지만,포항 방향으로 주행할 땐 나들목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인터체인지','나들목'이란 게 차량이 나가고 들어오는 시설인데,그게 안 되는 겁니다.

남영덕 IC에서 고속도로로 올라가는 길은 있지만,포항 방향에서 남영덕 IC로 내리는 길이 없습니다.
남영덕 IC에서 고속도로로 올라가는 길은 있지만,포항 방향에서 남영덕 IC로 내리는 길이 없습니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관광 활성화 등을 기대했던 지역 주민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이상한 결과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규한/영덕군 남정면 이장협의회장
"저희 장사 같은 경우에는 해수욕장이 최고 유명하거든요.거기다가 장사는 영덕군 관문입니다.관문의 IC 자체를 이렇게 해놓으니까,저희도 황당해서 어떻게 할지…."

반쪽짜리 진출입로에 대해 한국도로공사는,"포항 방향의 경우 남영덕 IC와 북포항IC 간 이격 거리가 9킬로미터 정도로 짧고,교통량이 적어 경제성 등을 고려해 진출로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나들목 간 거리가 너무 짧은 게 이유였다면,애초에 남영덕 IC 자체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는 반박이 가능합니다.

또 교통량이 하루 9대 정도로 적어 경제성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주민들은 산간벽지 시골길에도 이보다 더 많은 차량이 다닐 것이라고 지적합니다.실제 취재진이 약 1시간 가량 남영덕 IC의 차량 통행을 지켜봤는데,두 자릿수의 차량이 지나다녔습니다.

일단 영덕군은 진출로 개설 여부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그 결과를 국토교통부나 한국도로공사 등에 전달할 계획입니다.만약 진출로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온다면,그걸 만드는데 수백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겁니다.

이밖에 포항 방향 주행 시,본선에서 포항휴게소 진입까지 안내가 부족하고 진입 안전거리가 너무 짧다는 불만도 제기됩니다.실제로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휴게소로 진입하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포항~영덕 고속도로 포항휴게소에서 발생한 전복 사고.
포항~영덕 고속도로 포항휴게소에서 발생한 전복 사고.

1조 6천억 원이 투입돼 9년 만에 완공된 포항~영덕 고속도로.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개통 초기부터 여러 잡음이 나온다는 점에서,처음부터 설계가 잘못됐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또한 다양한 지적들이 구조적 이유로 발생한다는 점에서,불만의 목소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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