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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중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어느 정부도 풀지 못한 숙제입니다.

앞으로는 다를까요.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 50년 동안 멈추지 않았다

2019년 이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대체 왜 그런지를 분석하고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인구분포 결정요인과 공간정책 함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KDI는 대도시 집중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단 한 번도 반전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적 상황은 예외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KDI는 도시 규모를 결정하는 요인을 ①생산성,②쾌적도,구글 한자 사전③인구수용비용으로 정리했습니다.

①생산성: 임금과 일자리

②쾌적도: 자연환경·생활 여건

③인구수용비용: 교통·주거 혼잡을 감당하는 비용

생산성이 높은 도시는 높은 임금을 제공합니다.사람이 모여들고 인구가 늡니다.

쾌적한 도시는 같은 임금 수준에서도 살고자 하는 사람을 늘립니다.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아도 인구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인구수용비용은 쉽게 말해 혼잡비용입니다.인구가 늘어날수록 혼잡도가 커지고,이를 상쇄하려면 높은 임금 등 더 큰 보상이 필요합니다.

결국 생산성과 쾌적도가 높고,인구수용 비용이 적을수록 도시가 커진다는 겁니다.


■ 그중에서도 으뜸은 '생산성'

이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생산성이었습니다.같은 기간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수도권 생산성은 20% 증가했지만,비수도권은 12.1%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그 결과,수도권 생산성(121.7%)이 비수도권(110.6%)을 앞섰습니다.

쾌적도는 반대였습니다.같은 기간 수도권의 상대적 쾌적도는 -1.6%p 감소했지만,비수도권은 2.0%p 증가했습니다.

쾌적도는 오히려 비수도권이 더 높았지만,이 격차를 뒤집기에는 일자리와 임금에서 벌어진 생산성 차이가 훨씬 컸다는 설명입니다.

인구수용비용은 수도권이 계속해서 낮았습니다.2005년 기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각각 전국 평균의 62.0%,134.8%로,수도권의 인구수용비용은 비수도권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수도권은 7.8% 상승했고,비수도권은 -1.2% 하락해 그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 구미·군산·거제·여수가 건재했다면?


특히 2010년대 들어 수도권 집중이 더 빨라진 배경으로 비수도권 산업도시의 쇠퇴가 지목됐습니다.

구미·군산·거제·여수 등 조선·자동차·철강 중심의 제조업 도시들이 산업 구조조정과 경기 침체로 생산성이 크게 하락했다는 겁니다.

KDI는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산업도시 생산성이 2010년 수준만 유지됐어도 수도권 인구 비중은 49.8%가 아니라 47.2%였을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산업도시들의 생산성이 2010년 수준으로 유지되는 데 그치지 않고 전국 평균 수준으로 성장했다면,수도권 비중은 43.3%까지 떨어졌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비수도권 산업도시의 생산성 하락이 수도권 집중을 가속했다는 얘깁니다.

이걸 개인 입장에서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벌기 좋은 데(생산성 높은 지역)가 살기 좋은 데(쾌적도 높은 지역)보다 더 인기라는 겁니다.

■ 세종과 판교는 왜 달랐나

KDI는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권역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는 초광역권 육성 전략의 성공 가능성도 따져봤습니다.


2019년 기준 수도권 비중을 46%로 낮추기 위해서는 7개 거점도시(대전 · 세종,광주,울산 · 부산,대구,강원도 원주)에서 평균 8.2%의 생산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때 거점도시별로 약 10만~80만 명의 인구가 유입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2010년대에 이와 가장 유사한 생산성 변화를 보인 국내 도시는 대전광역시(8.7%)로,수도권 비중 46%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7개 거점도시 모두 대전의 2010년대 증가율에 준하는 추가 생산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단순한 재정 투자로 생산성 늘리기가 가능할까요?KDI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세종시의 경우 2006~19년간 연평균 약 6천억 원,누적 약 8.5조 원의 예산을 투입한 결과,인구수용비용은 크게 하락했습니다.

다만 인프라 건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2010년대 이후의 생산성 증가율 6.4%로,오히려 전국 평균보다 낮아 인구 유입을 지속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판교 테크노밸리가 있는 성남시의 생산성은 49.2%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세종시는 목표 인구 80만 명의 절반 수준인 40만 명 전후에서 인구 증가가 정체됐습니다.

KDI는 재정 투자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인구 분산을 목적으로 거점도시를 육성할 경우,생산성 제고라는 구체적 목표하에 대상 지역을 선별해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제언했습니다.

■ 소수 거점도시에 '몰아주기'

보고서는 인프라 투자만으로는 수도권 집중을 되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핵심은 기업·산업·인재가 모이는 생산성 정책이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재정투자를 기업과 인재의 이동 · 양성,혹은 선별적 산업정책에 집중해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를 줄이려면 비수도권 내부 격차 확대를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대상 지역의 특성에 따라 정책을 차별화하되,소수 도시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2차 공공기관 이전 시 신도시를 조성하기보다 세종시와 소수 비수도권 대도시에 집중해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입니다.

KDI는 "비수도권 공간구조를 대도시 위주로 재편한다면 수도권과의 격차가 완화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교부금 등 기존의 공간적 재분배 제도의 목표에 낙후 지역 지원뿐 아니라 도시규모분포 효율화를 포함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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