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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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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무너진 기업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

2024년 1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으로부터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넘겨받을 때만 해도 유통업계에선 이런 의문이 뒤따랐다.당시 남양유업은 갑질부터 오너 일가와 관련된 숱한 논란 등으로 인해 침몰해가는 상황이었다.매출은 곤두박질쳤고 영업이익은 손실로 돌아섰다.한때 우유업계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회사의 위상은 온데간데없었다.

현재 이런 우려들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고 평가할 만하다.최근 증권가에선 남양유업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지난해 수익성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며 6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것이란 예상이 흘러나온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남양유업이 이렇게 빨리 정상궤도에 올라설 것이라 예상한 이는 몇 없었다.여러 적자 기업들을 인수해 실적을 끌어올린 뒤 비싼 값에 되판 전적이 있는 한앤코라고 하더라도 남양유업만큼은 쉽게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그만큼 남양유업은 소비자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상태였다.
만성 적자 기업으로 전락
과거 남양유업은 잘나가던 회사였다.1964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아기용 분유 생산을 시작해 매년 빠르게 성장해나갔다‘맛있는 우유 GT,불가리스,로스트아크 캐릭터 슬롯프렌치카페 등 여러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며 서울우유의 뒤를 잇는 우유업계 2위 기업으로 도약했다.당시엔 기업 이미지도 나쁘지 않았다.

이랬던 남양유업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산 건 2013년부터다.회사 측이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이 알려져 거센 불매운동에 휩싸였다.이후에도 잊을 만하면 각종 논란이 터졌다.홍 전 회장의 경쟁업체 비방 댓글 지시와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 오너가와 관련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나쁜 기업 이미지가 덧씌워졌다‘불매운동의 아이콘’이 됐다.

특히 2021년 코로나19 당시 발생한‘불가리스 사태’는 경영권 매각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가뜩이나 예민한 팬데믹 시기에 남양유업의 거짓말은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결국 홍 전 회장은 5월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며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코와 맺었다.

하지만 홍 전 회장이 계약해제를 통보하면서 분쟁으로 이어졌고 2024년 1월 법원이 끝내 한앤코의 손을 들어주며 남양유업은 60년‘오너 경영’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러나 새 주인이 된 한앤코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2년간의 법정 공방으로 기업 이미지는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실적도 크게 고꾸라졌다.남양유업은 매년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적자 기업이 된 상황이었다.일각에서 한앤코가 자칫하다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 이유다.그러나 한앤코는 빠르게 남양유업의 체질을 변화시키며 회사를 정상화해 나가는 데 성공했다.




수치로도 나타난다.뼈를 깎는 노력 끝에 2024년 3분기부터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조금씩이나마 수익을 냈다.4분기엔 영업이익이 전성기 수준인 131억원을 기록했다.2025년에도 계속해서 플러스 실적을 기록하며 6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적자 탈출이 유력한 상황이다.몰락하던 남양유업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체질 개선
한앤코가 이처럼 빠르게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었던 요인은 사모펀드의 강점으로 꼽히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꼽을 수 있다.이를 앞세워 빠르게 대대적인 조직문화 개선과 제품 혁신을 이뤄낸 것이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첫 단추부터 잘 꿰었다.경영권을 움켜쥐자마자 한앤코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당연히 기업 이미지 쇄신이었다.이를 위해 한앤코는 가장 먼저 지배구조 개선에 집중하며 전 오너 일가와의 연결고리를 끊는 데 집중했다.회사에 남아 있던 창업주 일가 경영진을 전부 내보내며 최대 악재였던 오너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했다.그리고 이전 오너 중심 의사결정·감독 체계를‘감독(이사회)–집행(경영진) 분리’구조로 재설계하고 책임경영·전문경영의 발판을 마련했다.

소비자‘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집중했다.특히 이 부분의 경우 세심한 전략이 돋보인다.대대적인 마케팅 및 홍보보다는 리스크 관리 체계(조직·규정·교육·모니터링)의 내재화로 접근했다.

이를테면 남양유업은 2025년을‘준법·윤리경영 선도 기업 도약의 해’로 선언하고 관련 조직 신설,외부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운영,내부통제·윤리 핫라인,교육 정례화 등을 실행했다.조직에도 큰 변화를 줬다.경영 혁신은 제도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인사·조직 시스템 전반을 성과·책임 중심으로 재정비했다.남양유업 관계자는 “과거 오너 체제 시절 톱다운 방식의 딱딱한 조직문화에서 벗어나 책임과 자율을 강조하는 책임 자율 경영 체제로 조직 문화를 전환했다”고 밝혔다.그는 대표적인 예로‘승진 패스트 트랙’을 도입해 기여도가 높은 인재의 빠른 성장 경로를 마련한 것을 꼽았다.

아울러 매년 손실을 기록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일치프리아니,일식당‘철화’등 외식 업체 4곳도 전부 정리했다.

제품 혁신도 빼놓을 수 없다.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경쟁사들이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는 사이 남양유업은 내홍에 시달리며 이를 등한시할 수밖에 없었다.이를 파악한 한앤코는 경영권을 잡자마자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인기 브랜드를 통해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2024년 남양유업은 우유 브랜드‘맛있는 우유 GT’를 통해‘맛있는 우유 GT 고칼슘 락토프리‘맛있는 우유 GT 슈퍼제로 락토프리’를 출시하고 GT 제품군을 넓혔다.또 식물성 음료‘플로라랩,단백질 음료‘테이크핏 프로,건강기능식품 발효유‘이너케어 뼈관절 프로텍트’를 선보였다.이 중 테이크핏 프로의 경우 2024년 상반기 국내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 매출액 기준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품질 개선도 병행했다.대주주 변경 이후 내부 기준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에서 검증할 수 있는 국제·공공 기준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연구·원유·생산 전 과정의 품질 관리 체계를 고도화했다.그 결과 남양유업 천안 신공장은 2024년‘소비자가 뽑은 베스트 집유장’평가에서 최우수 집유장으로 선정,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배구조·운영·제품·신뢰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혁신을 추진한 끝에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흑자전환을 목표로 허리띠를 졸라매며 수익성은 개선됐으나 매출 규모가 크게 줄어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다.남양유업의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약 6800억원이다.전년 대비 5% 감소했다.지난해 초만 해도 내부에선 매출 1조 클럽 복귀에 대한 기대가 일었으나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매출 9000억원대를 지키기에도 힘에 겨운 것이 현실이다.

다만 남양유업 측은 올해부터 수익성과 더불어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 사업의 확장이다.일례로 2025년 초 남양유업은 스타벅스코리아와 우유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남양유업 관계자는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가 회복되면서 거둔 성과”라며 “올해도 다양한 기업들과 계약을 맺어 매출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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