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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 간 인수 경쟁이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대규모 권력·자금 전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당장은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와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주도권을 쥔 듯 보이지만 경쟁자인 파라마운트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다.파라마운트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제안하며 강력한 인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인수전은 미국 정치권의 직접적인 관심사로도 떠올랐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넷플릭스의 WBD 인수를 두고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기업결합 심사를 통한 정부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특히 WBD가 소유한 뉴스 채널 CNN의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CNN을 겨냥해 경영진 교체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다.
파라마운트의 자금줄로 부상한 중동발‘오일머니’역시 이번 인수전의 핵심 변수다.미국 정부 입장에서 중동 자본은 외교·안보 차원에서 면밀한 검토 대상이다.파라마운트가 WBD에 대한 공개매수에 성공하더라도 중동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720억달러 받고 1000억달러 간다…쩐의 전쟁 개막
넷플릭스는 WBD의 영화·TV 스튜디오와 HBO맥스 등 핵심 콘텐츠 자산을 약 720억달러(약 106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영화‘해리포터‘배트맨,
도박 마지막드라마‘왕좌의 게임’등 글로벌 흥행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WBD의 콘텐츠 제작 사업을 넷플릭스가 흡수하는 구조다.
이번 인수가 최종 성사될 경우 넷플릭스는 콘텐츠 유통과 제작을 모두 아우르는‘역대급 IP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넷플릭스는 이미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압도적인 유통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여기에 수십 년간 글로벌 팬덤을 구축해 온 WBD의 제작 스튜디오와 핵심 IP까지 확보할 경우 단순한 점유율 확대를 넘어 시장 구조 자체를 좌우할 수 있는 지배력을 갖게 된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가장 큰 관문은 미국 정부의 기업결합 심사다.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거래인 만큼 미국 법무부는 이미 양사 합병이 시장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반독점 심사에서 합병이 불허될 경우 넷플릭스는 약 8조6000억원 규모의 위약금을 부담해야 한다.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각국의 경쟁당국 규제를 통과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인수 과정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파라마운트와의‘쩐의 전쟁’역시 변수다.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가 WBD와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부터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어왔다.WBD 경영진이 인수 절차에서 넷플릭스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파라마운트는 지난 4일 WBD에 보낸 서한에서 “넷플릭스의 국내외 시장 지배력을 감안할 때 독과점 규제로 인수합병이 성사될 수 없다”며 “WBD가 공정한 인수 절차를 포기했고 이미 넷플릭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거래가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WBD 인수 계약에 반대하며 WBD에 대한 공개 매수를 제안한 상태다.제시 금액은 기존 인수 금액을 크게 웃도는 1000억달러(약 147조원) 수준이다.다만 WBD 이사회와의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되는 적대적 M&A라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트럼프의 의중이 인수 향방 결정할까…CNN 운명은?
이번 인수전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인수에 대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미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넷플릭스의 영향력을 감안해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직접적인 개입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의 친분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엘리슨 CEO는 부친 시절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교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근거로 이번 인수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단순한 친분에만 기반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핵심은 CNN의 소유 구조 변화다.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가 인수를 하든 CNN은 반드시 매각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CNN은 WBD 산하 뉴스 채널로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성향의 언론사로 꼽힌다.오랜 기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보도를 이어오며 정치적 갈등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해 왔다.
다만 CNN은 넷플릭스의 이번 인수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넷플릭스가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실제로 WBD는 지난 6월 CNN과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 등 케이블TV 채널 부문을 분할해‘디스커버리 글로벌’이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반면 파라마운트는 적대적 M&A를 통해 WBD 전체를 통째로 인수하겠다는 구상이다.파라마운트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기업이 CNN의 소유주가 되는 구조가 된다.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파라마운트를 통해 CNN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업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라마운트 쪽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파라마운트‘오일머니’가 변수…CFIUS 심사 넘을까
표면적으로는 파라마운트가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그러나 파라마운트의 가장 큰 약점은 자금 출처다.1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파라마운트가 손을 내민 곳은 중동이다.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카타르투자청(QIA),
도박 마지막아부다비 리마드홀딩스 등이 자금 조달 파트너로 거론된다.
문제는 이 경우 파라마운트가 공개매수 방식으로 WBD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CFIUS의 승인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특히 CNN과 같은 핵심 미디어 자산이 중동 자본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상황은 미국 정부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동 국가들이 에너지·산유국 지위를 둘러싸고 오랜 기간 미묘한 긴장 관계를 이어온 점도 부담 요인이다.자칫 인수 문제가 단순한 기업 거래를 넘어 국가 안보와 외교 이슈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파라마운트 측은 국부펀드가 의결권을 포기한 만큼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인수 절차에서 CFIUS의 검토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넷플릭스의 자금 조달 방식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넷플릭스는 이번 인수를 위해 월가 주요 은행들로부터 약 590억달러(약 87조원)를 차입했다.이에 대해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넷플릭스의 신용등급이 기존 A등급에서 BBB등급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용평가사 무디스 등은 넷플릭스의 견조한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근거로,WBD 인수가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긍정적일 수 있다며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결국 이번 인수전의 승패는 누가 더 많은 돈을 제시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정치·외교·규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넷플릭스는 자금 부담과 반독점 심사라는 난제를 안고 있지만 비교적‘미국 내 자본’이라는 안전한 틀 안에서 게임을 풀고 있다.반면 파라마운트는 공격적인 가격을 앞세웠지만 중동 자본이라는 구조적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자본시장과 정치권,
도박 마지막외교·안보 이슈까지 한데 얽힌 이번 인수전은 단순한 미디어 기업 재편을 넘어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최종 승자가 누가 되든 이 싸움은‘콘텐츠 전쟁’이 더 이상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권력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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