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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5년 현재,이곳은 주말마다 도쿄의 2030 세대와 가족 단위 관광객이 줄을 서는 지역 최고의 핫플레이스‘오 파크(O-Park) 오고세’로 환골탈태했다.이 극적인 반전의 중심에는‘온천도장(현 ONDO 홀딩스)’이 있다.야마자키 토시키 대표는 적자 시설의 운영권을 넘겨받은 뒤 단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2024년에는 아예 시설을 인수했다.숲속 공중에 뜬 구(球) 형태의 트리하우스와 글램핑 시설,현지 K푸드회사 히메스토리와 협업해‘한식주간’을 운영하는 식으로 차별화해 60대 남성 위주였던 방문객을 2030 여성과 가족으로 완벽하게 교체했다.
온천도장처럼 지방 소멸 위기 앞에 선 일본 경제가 어떻게‘비즈니스’로 해법을 찾고 있는지 유형을 나눠 분석해봤다.
낡은 공간을 재정의하다…온천도장
가장 먼저 주목할 모델은 공간의 정체성을 완전히 뒤바꾼‘업사이클형’이다.이 분야의 대표 주자는 단연 온천도장이다.폐업 직전의 목욕탕이나 적자 공공 리조트를 인수해 되살리는 이 기업의 핵심 전략은 타깃의 파격적 전환에 있다.기존 온천 업계가 고령층 단골에 의존할 때,이들은 과감하게 2030 여성을 핵심 페르소나(타깃 고객)로 설정했다.“온천은 씻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온천은 뒹굴거리며 노는 카페”로 공간을 재정의한 것이다.
온천도장의 대표 공간인‘오후로카페’는 칙칙한 휴게실 대신 1만 권 이상의 만화책과 잡지,따뜻한 조명,해먹,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감성적인 라운지를 조성해 인스타그램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의 발길을 이끌었다.또 한국의 순대실록 순대를 창의적으로 재해석,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식으로 이는 자연스럽게 객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집객,단골고객 유치를 위해 이색 사업을 병행하기도 한다.온천도장의 본사는 일본 사이타마현인데 이곳은 바다가 없다.야마자키 대표는 사이타마현에서 온천수를 활용한 고등어 육상 양식에 도전,지역 아이들에게 교육적 가치와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레 회사를 알리고 있다.또한 지역의 적자 야구단‘사이타마 무사시 히트 베어스’를 인수해 선수들이 비시즌에는 온천 시설에서 일하며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었다.“지역 소멸을 막는 것이 곧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유형 2.리조트(Resort)형
하드웨어 아닌‘운영의 마법’…호시노
두 번째 유형은 지역 경제를‘리조트’로 활성화하는 형태다.이 분야 절대 강자는 단연 호시노리조트다.호시노리조트의 핵심 전략은 철저한‘소유와 운영의 분리’에 있다.과거 일본의 리조트 기업들이 버블 경제 시기 무리하게 리조트를 건설하고 소유하다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파산한 것과 달리,호시노 요시하루 대표는 “호텔업의 본질은 부동산 임대업이 아닌 서비스업”이라고 정의했다.막대한 자본이 잠기는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소유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나 외부 투자자에게 맡겨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고,호시노리조트는 마케팅,기획 등 철저하게 운영(Operation)에만 집중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에셋 라이트(Asset-Light)’방식을 고수한다.이를 통해 자본이 부족한 지방의 노후 리조트도 호시노의 운영 시스템만 도입하면 단기간에 흑자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호시노의‘운영 매직’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사례는 홋카이도‘리조나레 토마무’다.이곳은 당초 버블기에 지어진 거대 스키 리조트로,파산 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흉물처럼 방치돼 있었다.호시노리조트가 운영을 맡은 후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스키 시즌이 아닌‘여름철의 비수기’였다.토마무 지역은 여름이면 짙은 안개가 끼어 경관을 해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호시노는 이를 역발상으로 뒤집었다.안개를‘방해꾼’이 아닌‘운해(구름바다)’라는 신비로운 관광 자원으로 재해석한 것이다.산 정상에 구름 위를 걷는 듯한‘클라우드 워크’와 카페를 설치하자,안개를 피하려던 관광객들이 오히려 안개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곤돌라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이곳 운해 테라스의 누적 방문객은 최근 100만명을 돌파했으며,겨울 한 철 장사에 의존하던 스키 리조트를 사계절 내내 가동되는 수익 모델로 탈바꿈시켰다‘관점의 전환’이 죽은 공간을 살린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국의 지방 관광 개발이 여전히 대규모 토목 공사와 랜드마크 건설에 치중된 상황에서,호시노의 사례는 “건물이 아닌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을 팔아야 한다”는 명확한 교훈을 던진다.
유형 3.광역 연계(Wide-area)형
행정을 넘어‘브랜드’로 뭉치다…SBC
‘광역 연계형’은 개별 지자체의 한계를 넘어 점을 면으로 연결하는 유형이다.세토 내해를 둘러싼 히로시마,에히메,카가와 등 7개 현이 연합해 설립한‘세토우치 브랜드 코퍼레이션(SBC)’은 일본판 DMO(지역관광추진조직)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일본 역시 한국처럼 지자체 간 관광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옆 동네와는 협력하지 않는다’는 지역 이기주의가 팽배했다.하지만 SBC는 “도쿄나 오사카 같은 거대 도시와 경쟁하려면 뭉쳐서‘세토우치’라는 단일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며 광역 연대를 주도했다.이들의 차별점은 말뿐인 협력이 아니라,자본을 섞는‘금융 동맹’을 맺었다는 점이다.지역 은행과 손잡고 1000억원 규모의‘세토우치 관광 활성화 펀드’를 조성해 자금력이 부족한 현지 크리에이터와 벤처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SBC의 자금 지원을 통해 탄생한 대표적인 성공작이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시의‘오노미치(ONOMICHI) U2’다.자전거 여행의 성지인‘시마나미 카이도’의 출발점에 위치한 이곳은 원래 버려진 해운 창고였다.SBC는 펀드 자금을 투입해 이 흉물을 사이클리스트 전용 복합 시설로 개조했다.자전거를 분해하지 않고 객실까지 들고 들어갈 수 있는 호텔,자전거를 탄 채로 주문할 수 있는 카페,자전거 정비소를 갖춘 이곳은 전 세계 자전거 마니아들의 성지가 됐다.오노미치 U2의 성공은 단순히 하나의 핫플레이스가 생긴 것을 넘어,오노미치를‘지나가는 곳’에서‘머무는 곳’으로 변화시켰다.체류형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주변 상권의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낙수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호텔 리조트 그룹인 아만(Aman)의 창업자 아드리안 제차가 만든 료칸 브랜드‘아즈미(Azumi)’를 세토우치 지역의 작은 섬인 이쿠치지마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140년 된 고택을 리노베이션한 이 료칸은 SBC가 구축해온‘세토우치 브랜드’의 글로벌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도요경제 리포트는 SBC의 전략에 대해 “관광객 수(Quantity) 늘리기 게임에서 체류 시간과 소비 단가(Quality)를 높이는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이뤄냈다”고 분석했다.
유형 4.커뮤니티(Community)형
외부 자본을 통제하는‘마을 주식회사’
기업이 아닌 주민이 주인이 돼 지역을 경영하는‘커뮤니티형’도 있다.나가노현의‘노자와 온천’이 그 교과서다.이곳의 핵심 동력은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주민 자치 조직인‘유나카마(탕의 친구들)’다.유나카마는 마을 내 13개의 무료 공동 목욕탕(소토유)을 직접 관리하고 청소하며 운영 규칙을 정한다.
노자와 온천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 자본에 대한 엄격한 규제다.마을 주민들은 의회를 통해 엄격한‘경관 조례’를 제정했다.일정 규모 이상의 호텔이나 리조트 건설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신축 건물의 높이와 색채,디자인까지 마을 고유의 전통 양식을 따르도록 강제했다.대형 자본이 들어와 땅만 사고파는 투기 행위를 막고,마을의 주인은 거주민이라는 원칙을 지킨 것이다.이 때문에 노자와 온천에는 프랜차이즈 호텔이나 편의점 대신,카지노770 프로모션대를 이어 내려오는 료칸과 식당들이 골목을 채우고 있다.이는 역설적으로 “가장 일본다운 진짜 온천 마을”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유럽과 호주 등 서구권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그렇다고 노자와 온천이 폐쇄적인 것은 아니다.이들은 하드웨어(경관)는 전통을 고수하되,소프트웨어(서비스)는 철저하게 글로벌 스탠다드를 받아들였다.외국인 스키어를 위해 마을 곳곳의 안내판을 다국어로 정비하고,전통 료칸이라도 침대 객실을 도입하거나 조식으로 서양식을 제공하는 등 유연하게 변화했다.최근에는 오래된 민가를 개조해 장기 체류형 코워킹 스페이스를 만들거나,외국인 셰프가 운영하는 수제 맥주 펍과 에스프레소 바를 유치해‘힙한’감성까지 더했다.
스키장 운영 역시 대기업이 아닌 마을 주민들이 주주로 참여한‘노자와 온천 스키장 주식회사’가 맡고 있다.스키장에서 번 수익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마을 도로 정비,제설 작업,축제 지원금 등으로 지역에 재투자된다.특히 일본의 3대 불축제 중 하나인‘도조신 축제’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데,이 기간 마을을 찾는 관광객만 수만 명에 달한다.
불 꺼졌던 마을이 통째 호텔로
쇠퇴한 상점가와 구도심을 되살리는 일본식 해법은‘대규모 개발’이 아니라 빈집·빈 점포 용도를 재정의하는 데서 출발한다.핵심은 공실을 줄이기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사람이 머물 이유를 설계하는 것이다.일본 곳곳에 등장한‘로컬 크리에이티브 몰’유형은 작은 공간을 촘촘히 엮어 상권 전체 체류 시간과 회전율을 끌어올린다.
오사카 동쪽 외곽 후세 지역 시장통에 위치한‘세카이호텔’은 빈집을 활용해 지역 상권까지 활성화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현지 건설사인 쿠지라건설은 오랜 기간 방치된 빈집과 빈 점포를 장기 임대해 객실로 만들었다.객실 안은 세련된 현대식 디자인으로 완전히 새단장하되,외부 간판은 그대로 남았다.투숙객은‘여성복 키요시마’라는 옛 기모노 가게 간판이 달린 사무실을 찾아와 체크인 한다.그 다음 각자 지물포,과자가게,물리치료원 등을 고쳐 만든 객실을 배정받는다.옛 정취를 그대로 남긴 덕분에 무심코 지나면 호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세카이호텔은 2025년 말 기준 10개 동,총 23개 객실에 최대 9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별도의 식당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 역시 세카이호텔 특징이다.투숙객의 식사와 목욕,체험은 인근 상권의 가게와 목욕탕이 맡는다‘마을 전체가 호텔’이라는 발상이다.숙박 수요가 골목 상권으로 직접 흘러가도록 동선을 설계해 투숙객이 지역 상권에서 소비하도록 유도했다.이런 사업 모델은 대규모 투자를 피하면서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키고,방문자가 꾸준히 유입되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로 평가받는다.
아이치현 가스가이시 카치가와역 앞 골목의 공유형 상업 공간‘타네야’는 소규모 개발만으로 쇠퇴한 상점가를 되살린 사례로 꼽힌다.이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한‘타네야’는 빈 점포를 장기 임대나 관리 위탁 방식으로 확보해 직접 공간을 기획·운영하는 방식으로 출발했다.
타네야는 폐허 직전의 목조 점포를 허물지 않고 최소한의 공사만 거쳐 카페(햐쿠지),요가 스튜디오(소코이타리),꽃집(나고미노하나),헌책방(카에리미치)이 함께 쓰는 공유형 상업 공간으로 바꿨다.초기 투자비를 낮춘 대신 임대료 문턱을 낮춰 젊은 창업자와 크리에이터를 유치했고,공용 공간을 만들어 점포들이 서로 교류하고 시너지를 내도록 했다.
도시재생 전문 업체 ㈜NOTE(이하 노트)는 10여년 전 단바사사야마시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빈집을 일본 전통 분위기를 지닌 호텔로 바꿔 운영 중이다.옛 주택 23채를 빌리거나 사들여 수리하고 임대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객실 11개를 사사야마성 터를 중심으로 숙박동과 음식점,상점,공방,역사시설을 연계해 동네 전체가 하나의 호텔처럼 보이게 했다.거리 초입에 호텔로비가,도보로 5~10분 거리에 객실이,또 도보 5분여 거리에 호텔 편의시설이 있는 식이다.
후지와라 다케시 노트 대표는 “호텔이 생기면 주변에 식당이 생기고,고용이 창출되며,젊은 층 유입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단바사사야마시에 따르면,2017년 연간 15가구에 그쳤던 이주 가구 수는 2022년 64가구로,같은 기간 전입 인구는 37명에서 174명으로 늘었다.노트는 단바사사야마시 사업을 시작으로 일본 전역 31개 지역에서 고민가 호텔 브랜드‘닛포니아(Nipponia)’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타네야나 노트 사례는 쇠퇴한 상점가를 살리는 해법이 꼭 대규모 개발일 필요는 없으며,작은 거점 하나가 상권 전체를 회복시키는‘집객 거점(anchor)’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공공 보조금에 의존하기보다 민간의 수익 모델을 전제로 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일본 전문가인 염동호 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장은 “공공의 지원금으로 해결하는 도시 재생이 아니라,민간의 사업 논리로 직접 임대·운영을 책임지고 상권을 다시 짜는 방식이 유효했다”며 “사람의 체류 시간과 소비를 설계하면 작은 공간도 상권의 엔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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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지역 상권을 살리는 또 다른 해법은‘브랜드 팬덤’을 활용하는 것이다.상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을 통해 경험을 제공하면,약점이었던 입지는‘개성’이 된다.
일본에서는 캠핑·아웃도어 브랜드가 이 공식을 빠르게 실험했다.사람이 오지 않던 지방 공원과 캠핑장을 활용하는 식이다.
캠핑·아웃도어 용품 브랜드 디오디(DOD)는 한때 방문객이 거의 없던 교토부 난탄시 소유의‘스프링스 히요시’공원에 주목했다.
디오디는 2022년 봄부터 이 공간을‘DOD 캠프 파크 교토(DCPK)’로 위탁 운영하기 시작했다.텐트부터 의자·식기·해먹까지 캠핑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디오디 제품으로 채우고‘빈손 캠핑’마케팅을 전개했다.이용자는 장비를 구입하지 않아도 브랜드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SNS를 통해 캠핑장이 입소문을 타면서 접근성이 떨어지던 시골 공원은 오히려‘성지’가 됐다.주말마다 예약이 꽉 차고,지역 상권에는 먹고 마시는 외지인 소비가 늘었다.덕분에 디오디는 제품 판매와 캠핑장 운영 수익을 얻고,지자체는 유지비 부담을 덜었다.방문객이 늘어나면서 DCPK에서 근무하는 지역 주민이 50명가량 늘었다.
디오디 관계자는 “지자체가 관광지로 개발했지만 찾는 이가 없어 방치돼 있던 온천 시설을 리모델링했다”며 “열악한 세면 시설과 불편한 화장실 탓에 캠핑에 거부감이 있던 초보 캠퍼도 편하게 여행하듯 방문하는 캠핑장이 됐다”고 설명했다.디오디는 DCPK 성공 사례를 참고해 한국에서도 온천 또는 수영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지방 소도시를 물색 중이다.한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관광객 유치를 통해 쇠퇴해가는 지역을 살리겠다는 포부다.
프리미엄 캠핑·아웃도어 브랜드‘스노우피크’는 이 공식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니가타현 산조시,오이타현 히타시,아이치현 도요타시,고치현 토사시미즈시 등지에‘스노우피크 캠프필드’와 캠핑형 리조트를 만들었다.캠핑형 리조트는 텐트·글램핑 등 야외 숙박을 기본으로 하되 호텔급 편의(침구·샤워·전기)를 제공하는 형태다.스노우피크는 각 지역의 환경과 특성에 맞춰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꾸렸다.브랜드 팬덤을 전국 단위로 순환시키고 지역 체류를 늘리는 전략이다.
가구·의류·잡화 등 생활용품을 파는‘무인양품’은 지방 거점형 숙박·체류 공간‘무지 베이스(MUJI BASE)’를 운영하고 있다.무지 베이스는 도쿄 등 대도시를 벗어난 지역 빈집이나 폐교를 리모델링해 숙소로 활용하는 사업이다.단순 숙박이 아니라 무인양품의 가구와 생활용품으로 채운 공간에서 며칠간 머물며 지역 문화를 체험하도록 설계하는 식이다.
치바현 보소반도 산간에 위치한‘무지 베이스 오이카와’는 지자체 협조를 받아 폐교된 오이카와초를 객실과 체험 공간으로 바꾼 경우다.이 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2013년 폐교된 후 4년 동안 방치돼 있었다.지금은 관광객이 며칠씩 머물며 지역 식료품을 사고 식당을 이용하는 거점으로 바뀌었다.단체 모임이나 기업 연수 등에도 활용되는 중이다.무인양품은 제품 판매를 넘어‘라이프스타일 체험’이라는 새로운 수익 구조와 브랜드 충성도를 얻었다.
교육·출판기업‘베네세’는 작은 섬 나오시마를 예술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가가와현 세토내해(瀨戶內海) 수많은 섬 중 하나인 나오시마는 둘레 16㎞,면적 약 8㎢,인구는 3000명 남짓인 외딴 섬이다.주력 산업이던 광업이 사양길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인구가 줄고 산업폐기물만 남은‘잊혀진 섬’이 돼 버렸다.
베네세는 1990년대 초부터 섬 전체를 예술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대형 놀이시설이나 상업지구를 조성하는 대신,안도 다다오가 설계한‘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을 시작으로 섬 곳곳에 미술관과 설치 미술을 배치했다.주민이 살던 빈집과 옛 건물을 전시장 겸 관광 자원으로 바꾸는‘아트 하우스 프로젝트’도 추진했다.방문객은 미술관 한 곳만 둘러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섬을 거닐며 자연스럽게 마을과 상권을 통과하게 된다.
그 결과 나오시마는 연간 국내외 관광객 50만명 이상이 찾는 명소가 됐다.숙박·식음·교통 등 지역 소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
물론 나오시마 모델을 둘러싼 논쟁은 있다.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이 늘어서다.예술 중심 개발이 주민 삶과 동떨어졌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그럼에도 나오시마 모델이 시사하는 바는 있다.베네세는 단기 수익보다 브랜드 철학과 장기 운영을 앞세워 예술 팬덤을 섬으로 끌어들였다.섬은 일본 대표 예술 관광지로 자리잡았고,주변 상권이 활성화됐다.디오디·스노우피크·무인양품 사례는 지자체가 공간과 행정 지원만 제공하되,콘텐츠(공간)와 집객은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며 사업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로 꼽힌다.
[박수호 기자,정다운 기자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1호 (2026.01.01~01.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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