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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미국 통신원 ]

'투자'와 '관세'를 교환하자는 트럼프…'공장' '일자리' '반도체 헤게모니' 노려
736조 투자로 '반도체 무관세' 받은 대만…"대만만큼 더 투자" 압박하는 美

자칭 '관세 왕'을 내세우며 다시금 관세전쟁 선전포고에 나선 집권 2년 차,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에 한국 반도체 산업의 앞날이 가시밭길로 접어들고 있다.글로벌 메모리 슈퍼 사이클을 맞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연간 수십조원대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x-betkor.com 먹튀미국발 반도체 관세 압박이 겹치며 투자 전략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100% 관세"를 거론하며 사실상 메모리 강자인 한국 기업들을 겨냥해 추가 대미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관세를 피하려면 미국 내 생산기지를 더 늘려야 한다는 신호지만,이미 자금을 총동원해 국내외 설비투자를 집행 중인 기업들로선 선택지가 넓지 않다.

ⓒChatGPT 생성이미지
ⓒChatGPT 생성이미지


관세 감당하든지 美로 공장 옮기라는 트럼프

이번 압박의 발단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발언이었다.그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미국 공장 착공식에서 "메모리를 만드는 기업은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특정 기업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D램(DRAM)·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수신자'는 명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특히 이 발언이 자국 기업인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 행사장에서 나왔다는 점은 관세가 단순한 통상 수단을 넘어 산업 정책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압박의 체감 강도를 키운 것은 '대만의 선례'다.미국과 대만은 1월15일(현지시간) 관세율을 2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대만 반도체·기술 기업의 2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받는 형태의 합의를 타결했다.여기에 대만 정부가 추가로 2500억 달러 규모의 신용보증을 제공해 반도체 공급망에 속한 중소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까지 포함됐다.'투자–관세 교환'이라는 거래 구조가 선명해진 셈이다.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두고 "미국의 반도체 제조 리더십을 회복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만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며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반복적으로 압박해 왔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도 미국 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웨이저자 TSMC 회장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설명회)에서 "애리조나에서 두 번째 부지를 매입했다"며 "이는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지에 대한 힌트"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지정학적 압박이 아니라 고객 수요에 따른 확장"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TSMC는 이미 애리조나 공장의 복잡한 행정 절차로 인해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을 겪고 있다.웨이 회장은 지난해 "애리조나에서 공장을 세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대만의 2배"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시선은 이제 TSMC를 넘어 대만 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향하고 있다.러트닉 장관은 대만의 반도체 및 공급망 가운데 40%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것이 목표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뉴욕타임스는 "문제는 TSMC처럼 높은 수익성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공급망에 속한 중소업체들"이라며 "지난해 TSMC의 매출총이익률은 60%를 넘었지만 소재·장비를 공급하는 수십 개 협력업체의 이익률은 훨씬 낮다"고 지적했다.대만 국립중앙대의 우다촨 연구소장도 "이들 중소기업에 미국 투자는 훨씬 더 큰 위험"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언론과 학계는 대만 사례를 두고 미국이 동맹국을 상대로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관세를 깎아준다"는 메시지를 '제도화'하기 시작한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로이터통신은 이번 합의에 대해 "미국이 공장 건설을 유인하기 위한 관세 인하 장치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분석했다.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웬디 커틀러 선임 부회장 역시 "반도체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관세를 활용하려는 단계로 보인다"며 "동맹국과 기업을 상대로 한 협상에서 미국의 지렛대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경우 '투자 안 하면 100% 관세'라는 뒤통수를 맞은 형국이다.한국에서는 대만엔 '당근이 달린 계약서'를 내밀고,한국엔 '채찍부터 꺼내든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대만이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하자 미국은 관세 인하로 화답했지만 한국에는 같은 시점에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100% 관세"라는 경고성 메시지가 먼저 날아들었다.결과적으로 한국은 무엇을 얼마나 더 내놓아야 관세를 피할 수 있는지조차 불분명한 상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부터 떠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17일(현지시간) 트루스 소셜에 올린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17일(현지시간) 트루스 소셜에 올린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여력 없는데"…삼성·SK,투자 확대 부담

문제는 타이밍이다.한국 기업들은 이미 메모리 초호황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단과 평택 라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반도체 부문의 연간 설비투자는 30조원대 중후반으로 추산된다.SK하이닉스 역시 용인 클러스터와 청주 신규 시설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며 연간 30조원대 투자 전망이 나온다.여기에 미국 투자도 이미 진행 중이다.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에 최첨단 공정의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x-betkor.com 먹튀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팹(생산시설) 거점을 추진하고 있다.즉 "미국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아니라 "메모리 팹까지 더 지으라"는 요구가 새롭게 추가된 셈이다.

한국이 직면한 문제의 핵심은 투자 규모 그 자체가 아니다.더 중요한 것은 어떤 투자를 '미국 내 생산'으로 인정하느냐다.이미 진행 중인 파운드리·패키징 투자를 메모리 공급망 기여로 폭넓게 인정받을 수 있다면 메모리 팹을 새로 짓지 않더라도 관세 리스크를 낮출 여지는 남아있다.반대로 인정 범위가 '메모리 웨이퍼 생산'으로 좁혀질 경우 한국 기업들은 사실상 '이중 투자'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설령 100% 관세가 당장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이러한 불확실성 자체가 중장기 투자 판단을 흔들고 비용 부담을 키운다.

문제는 이 모든 불확실성의 뿌리가 트럼프식 관세의 목적이 세율이 아니라 공장에 있다는 점이다.자칭 '관세 왕'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재정 수단이 아니라 산업 정책이자 협상 무기다.동맹국의 안보 심리까지 자극하며 "관세를 감당할 것인가,생산기지를 옮길 것인가"라는 이분법을 강요한다.결국 "미국에서 만들지 않으면 관세를 내라"는 메시지는 시장의 효율이나 기업의 투자 논리를 넘어 국가가 직접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지도를 다시 그리겠다는 선언에 가깝다.한국 반도체 산업이 마주한 가시밭길은 바로 이 정치화된 공급망 재편의 최전선에 서있다는 데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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