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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약점으로 꼽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고,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AI 반도체 주권 확립 △시스템 반도체 역량 강화 △소부장 생태계와 인재 육성 △남부권 혁신벨트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AI 시대 반도체 전략’을 내놨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이후의 차세대 메모리를 선제적으로 개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면서 “반도체는 이미 기업 간 경쟁에서 국가 간 전쟁으로 확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AI 특화 반도체에 올해부터 2030년까지 1조2676억원,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는 2032년까지 2159억원의 자금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화합물 반도체에는 2601억원,패키징 기술에는 3606억원을 지원한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1000억달러 규모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미국은 530억달러,일본은 600억달러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팹리스 대상 공공펀드를 조성하고,국가 안보 핵심 인프라스트럭처(전력망·통신망·공공데이터센터 등)에는 공공기관의 국산 반도체 우선 구매 제도도 마련하기로 했다.특히 수입 의존도가 99%에 달하는 국방용 반도체에 대해서는 정부 주도의 기술 자립을 추진한다.
박재홍 보스반도체 대표는 “국내 팹리스 생태계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파운드리인 삼성”이라면서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진일보하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돼야 하고,삼성이 좀 더 오픈마인드로 국내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반도체 생산능력도 세계 최대 수준으로 늘린다.산업부에 따르면 2047년까지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에 국내 기업들은 7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세계 최대 수준인 월 790만장의 웨이퍼(200㎜)를 생산하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김 장관은 “정부도 각종 인허가 규제,신속 처리 규제를 신설할 뿐만 아니라 이미 정부가 약속한 전력과 용수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지금 AI 반도체를 위한 메모리인 범용 D램과 HBM 둘 다 생산량에 한계가 있어 이를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금산분리 완화 등으로 투자자를 유치해야 하고,정부에선 인프라를 준비해줘야 그 위에서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부장과 인재 육성도 전략의 한 축이다.정부는 반도체 제조 기업과 소부장 기업이 함께 장비를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트리니티팹’을 출범시킬 방침이다.
이 시설은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구축된다.정부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반도체특성화대학원과 반도체아카데미를 확대하고,국내 최초의‘반도체대학원대학’설립을 추진해 연간 300명 수준의 석박사 인력도 키울 계획이다.
아울러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축에 나선다.광주(첨단 패키징),부산(전력반도체),구미(소재·부품)를 잇는 벨트를 조성해 지역별 특화 생태계를 육성하고,비수도권에 대한 인프라·재정 지원과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도 보고회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필수적인 전력과 용수를 언급하며 남부 권역에는 전력원이 풍부하다는 점도 강조했다.서남해권을 비롯한 남부 권역에서 재생에너지가 많으니 반도체 생산시설을 지어 달라는 요청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전력원과 가까울수록 전기요금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앞으로는 (거리에 따라) 전기요금이 역전될 수 있다”며 “생산비에 반영이 안 될 수가 없을 텐데 가급적이면 균형 발전을 위해 지역에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유치했던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를 놓고선 “열심히 뛰어다녀서 경기도로 해놨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되니까‘내가 왜 그랬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역 균형 발전뿐 아니라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도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토끼를 다 잡아먹으면 호랑이가 살 수 있겠냐”며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게 대전제이지만 두 번째로는 파이를 다양하게 많은 사람이 누리면 좋겠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개별 기업의 성장·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