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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Focus - 中,전기차·스마트폰 이어 명품소비도‘로컬 열풍’

경기침체 여파에 소비여력 줄고
애국소비‘궈차오 열풍’맞물려
2024년 해외 명품소비 18% 뚝

라오푸골드 매출,반클리프 10배
가방 브랜드 송몬트 매출 90% ↑
내수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 나서

중국 대표 명품 브랜드인 라오푸골드의 황금 펜던트 제품들(위쪽부터)과 아이시클 매장,송몬트 가방 제품.로이터 아이시클·송몬트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글로벌 명품 시장의‘큰손’중국 소비자들이 유럽 명품 브랜드 대신 자국 브랜드로 눈을 돌리면서 세계 명품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경기 침체로 값비싼 해외 명품을 소비할 여력이 줄어든 데다‘궈차오(國潮·애국 소비)’열풍까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중국산 브랜드 약진으로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전통 유럽 명품이 군림하던 글로벌 명품 시장이 재편되는 모양새다.전기차,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자국 브랜드에 채운 중국이 이제는 명품 시장에서도 유럽산 로고를 지울지 관심이 모인다.

◇유럽 명품 성장세 하락… 고개 드는 럭셔리 차이나 = 그동안 글로벌 명품 소비를 이끌어온 중국에서는 최근 경기 침체 등을 여파로 명품 소비가 급감하고 있다.2024년 기준 3275억 달러(약 481조9490억 원) 규모의 세계 명품 시장에서 중국의 소비는 전년 대비 18% 감소,10여 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2025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가량 감소하기도 했다.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는 중국 명품 시장에서 LVMH,구찌의 모기업 케링 등 유럽 명품 브랜드들이 최대 20%가량 축소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에서 유럽 명품 브랜드의 성장세가 주춤하자,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빠른 속도로 빈자리를 꿰찼다‘황금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주얼리 브랜드‘라오푸골드(Laopu Gold)’는 2025년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1000%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중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 티몰에서 지난해 4분기 라오푸골드의 매출은 6억3000만 달러로 대표적인 명품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 매출의 10배를 넘어서기도 했다.

2024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 라오푸골드의 주가는 800% 이상 급등해 시가총액이 약 10억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고품질·고가 전략으로 중국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어 라오푸골드는 홍콩 항셍지수 구성 종목 중 두 번째로 비싼 주식에 이름을 올렸다.

가방,카람바 카지노 프로모션 코드의류,향수,화장품 등에서도 중국 브랜드가 해외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매출 성장률 1위를 기록 중이다.가방 브랜드‘송몬트’의 지난해 매출은 90%가량 늘었다.반면 구찌 등의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화장품의 경우에도‘마오거핑’이 지난해 매출 1억2500만 달러를 올리며 바비브라운의 2배 이상을 뛰어넘었다.이외에도 향수 브랜드‘투서머,캐시미어 브랜드‘아이시클’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과시에서 신중함으로 바뀐 소비 성향… 가격 경쟁력과 애국 마케팅도 영향 = 중국에서 중국산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 때문이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국 소비자들도 고급스럽게 보이면서도 해외 브랜드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국내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또 유럽 명품 브랜드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에 대한 피로감도 한몫했다.중국에서는 에르메스 피코탄의 대체품으로 불리는 송몬트 버킷백은 약 421달러로,피코탄 가격의 10분의 1에서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애국 소비인‘궈차오’열풍도 한몫했다.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은 서구 브랜드 로고가 주는 상징성보다,자국 브랜드가 바탕으로 삼는 중국 문화의 자부심을 더 중시하기 시작했다.송몬트는 서예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과 도시 여성의 삶을 다룬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브랜드의 가치를 높였다.투서머는 동양적인 향과 도자기를 활용한 패키징 등을 활용한다.블룸버그통신은 “송몬트 같은 브랜드들은 중국의 역사·예술·일상에서 깊은 영감을 얻는다”며 “현대의 럭셔리는‘중국적’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브랜드들도 인기에 힘입어 품질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아이시클의 경우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막스마라의 코트를 생산하던 공장을 인수해 고품질을 유지하고,라오푸골드도 전통 금박 공예 등 정교한 수작업을 강조하며 하이엔드 제조 공정을 도입했다.

◇세계 시장 노리는 중국 브랜드… 패스트 럭셔리 시장 기대 = 중국 브랜드들은 이제 내수용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중국 명품 브랜드들은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뒤 파리,런던,뉴욕 등 핵심 국가 상권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아이시클이 프랑스 패션 브랜드‘카르뱅(Carven)’을 인수했던 것처럼,자금력을 갖춘 중국 명품 그룹들이 경영난을 겪는 유럽 중소 명품 브랜드를 인수해 중국의 자본과 유럽의 헤리티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또 이미 전 세계 럭셔리 제품 상당수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만큼,아이시클처럼 최고급 공장을 확보한 브랜드들은 제조부터 유통까지 명품 생산 속도를 혁신적으로 대응하는‘패스트 럭셔리’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이에 향후 2~3년 내에 글로벌 상위 10개 명품 리스트에 중국 브랜드가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세계적 명품 반열에 오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골드만삭스의 리테일 애널리스트 미셸 청은 연매출 100억 위안(약 2조 원)을 넘긴 중국 브랜드는 거의 없다면서 “중국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10억 위안,나아가 30억~50억 위안까지 매출을 낼 수는 있지만,그 이상 성장하려면 강력한 경영진,유능한 인재,장기적 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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