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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전 법무장관 내란·외환 특검 공소장]
명품백 특별수사팀 구성에 '총장 패싱 인사'
박성재,김 여사 요청에 수사상황 보고받아
채상병·명태균 수사 공유…'정치적 공동체'
기각 사유 '위법성 인식' 정황 촘촘히 적시
"위헌 계엄 후속"…'정당화 문건' 직권남용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5월 검찰 수뇌부를 대거 '물갈이'한 직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용퇴 요구를 거부해 인사를 하게 됐다는 취지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또한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정권에 부담이 되는 순직해병 특별검사팀,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등 자신들을 겨냥한 수사를 박 전 장관을 통해 무마하려고 했다.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은 12일 국회에 제출한 A4용지 79쪽 분량의 박 전 장관 공소장에 윤 전 부부가 그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들을 속속들이 담았다.대표적인 게 지난해 5월 15일 메시지다.검찰 인사 배경 관련인데,여기엔 "용산(대통령실)이 4월 말이나 5월 초에 총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용퇴를 요구했으나,거부하고 개기기로 하면서… 갑자기 중앙사장(서울중앙지검장)에게 영부인 명품백 사건 신속철리를 지시한 게 배경이 됐다는 얘기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선 3일 이 전 총장은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다.그리고 열흘 뒤 법무부는 관련 수사를 지휘하던 중앙지검장과 산하 차장검사 전원을 '친윤(친윤석열)' 성향 검사들도 전격 교체했다.박 전 장관과 이 전 총장 간 협의가 없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총장 패싱 인사' 논란이 일었다.이 전 총장은 언론 질의응답에서 관련 질의에 '7초 침묵'으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특검은 같은 달 30일 김주현 전 민정수석비서관이 박 전 장관에게 "장관님 인사 실력이 워낙 훌륭해 말끔하게 잘 된 것 같다"는 메시지를 전송한 정황도 공소장에 담았다.
김 여사는 5일 박 전 장관에게 '검찰 관련 상황 분석' 제목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특별수사팀 구성 지시는 중앙지검이나 대검 중간급 간부와도 상의 없는 총장의 전격적 지시라고 함" "중앙지검 1차장이 특별수사팀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는 게 사실인지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통해 확인 필요함" 등의 내용이다.같은 날 "김정숙 수사와 수원지검 김혜경 수사 미진의 이유와 대검이 해당 수사를 막은 행위가 있었는지,김명수 대법원장 수사는 형사1부에서 한 지 2년이 넘어가는데 결론 없이 방치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필요하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은 이 같은 지시를 충실히 따랐다.메시지를 받은 당일 박 전 장관은 임세진 전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에게 지시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것이다.특검은 이를 확인하고,박 전 장관에게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김 여사로부터 부당한 직무수행을 청탁받고,그에 따라 임 전 과장에게 공무상 비밀인 수사 상황을 확인케 해 보고 받았다는 논리다.청탁금지법 6조는 부정청탁을 받은 공직자가 그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특검은 임 전 과장에게 박 전 장관이 보고받은 것을 직무수행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7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불기소 처분된 당일에도 박 전 장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검찰 역사상 전례없는 불법 수사,이걸 아는 한동훈이 사건을 매듭짓지 않고 2년간 끌고온 것도 사악한 의도에 기인" 등 내용을 담았다.메시지를 보낸 당일 밤 두 사람은 텔레그램으로 36분 27초간 통화를 했는데,특검팀은 이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 수사 무마 방법을 강구하라는 요구를 했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에는 박 전 장관이 순직해병 사건과 관련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으로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진행 상황을 공유받은 정황도 적혔다.이 변호인은 수사 관련 정보나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의 범행을 교사하거나 실행행위를 분담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변론 방향 및 의견서 등을 수시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아울러 박 전 장관은 이병주 전 법무부 공공형사과장에게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명태균 의혹 관련 수사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기도 했다.이를 볼 때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박 전 장관는 '정치적 공동체 관계'였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관련해 '그가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맥락 설명도 공소장에 꼼꼼히 담았다.앞서 청구한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위법성 인식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사유로 기각됐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박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직후 내린 △검찰국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교정본부 수용공간 확보 세 갈래 지시가 계엄의 위법성을 알면서도 이뤄졌다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특검은 지난해 9월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한 박 전 장관의 발언을 적시하면서 그가 당시 계엄을 선포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윤석열 정부가 비상계엄 선포 후 여소야대인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 의결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을 체포·구금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계엄 효력을 갖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한 것인데,이는 적어도 계엄을 선포하더라도 효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계엄 당일 오후 8시27분쯤부터 대통령 집무실에서 포고령 발령 계획과 계엄 관련 지시를 직접 받고,다른 국무위원에 대한 지시 상황을 지켜본 점도 또 다른 근거 중 하나다.집무실에서 받은 포고령의 규정,즉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 '위반시 영장 없이 체포,구금' 등은 상식적으로 법률가라면 위헌·위법성을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특검 시각이다.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자리에서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각기 외교적 영향,경제와 국가 신인도 타격을 들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조사됐다.특검은 이와 함께 박 전 장관이 국무회의 정족수를 충족하게 되자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도착하지 않았음에도 계엄을 선포했는데,이는 제대로 된 심의를 거치지 않아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계엄 선포 후 박 전 장관 주재 법무부 실·국장 회의에서 간부들이 반대 의사를 낸 것도 박 전 장관이 위법성을 알 수 있었던 정황으로 담겼다.당시 △정홍식 국제법무과장은 법률 검토를 받을 것을 권했고 △승재현 인권국장은 포고령이 명확히 위헌이란 의견을 냈다.여기에 △류혁 전 감찰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구상엽 전 법무실장은 회의 후 따로 찾아가 군인이 국회에 들어가 물리력을 동원하는 상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박 전 장관은 또한 대통령실에서 나와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해 회의가 끝날 때까지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보여주는 언론보도를 계속 접할 수 있었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이처럼 충분히 위법성을 알고도 배상업 전 출입국본부장에게 전화해 "계엄사령부로부터 출국금지 요청이 들어올 수 있으니 출국금지팀을 대기시켜라"고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신용해 전 교정본부장은 박 전 장관의 지시에 수도권에 총 3,600명을 추가수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비상계엄 선포 관련 수도권 교정기관 수용 여력 검토 보고'를 만들고,긴급 가석방·추가 가석방 검토를 지시했다.
임세진 당시 검찰과장은 합수부에서 파견 요청이 오면 즉시 응할 수 있게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여기에 박 전 장관이 지난해 12월 4일 당정대 회의에서 계엄을 합리화,정당화할 논리 개발의 필요성을 논의한 뒤,임 전 과장에게 전화해 △야당의 입법독재 △탄핵소추 남발 △예산 삭감 조치 등을 포함한 계엄 정당화 논리를 검토해 관련 보고 문건을 작성케 한 내용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다.박 전 장관은 이렇게 만든 '권한남용 문건'을 갖고 김 전 수석,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이른바 '안가회동'에 참석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112311000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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