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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엘리자베스 코멘 '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
스포츠토토 판매점 신청골반은 더 넓게 그려져 있다.위키피디아 커먼스" style="text-align: center;">
포털사이트를 열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운영 중인 비뇨의학과 의원을 검색해보자.대다수가 '전립선' '음경 확대' '발기부전' '포경' 진료를 본다는 홍보 문구를 내세우고 있을 테고,이따금 여성 환자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여성질환'을 광고 키워드로 추가한 곳이 나올 것이다.
뻔한 결과라고 생각된다면 잠시 비뇨의학과에 대한 어떤 대학병원의 설명을 보겠다.'소변이 생성 저장되고 몸 밖으로 나가는 요로계 장기들과 남성생식에 관한 장기를 다루는…' 성별 불문 배뇨기관을 다루는 곳인데도 한국사회에서 비뇨의학과는 상당 부분 '남성 의학'으로 여겨지고 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유방암 분야 종양내과 전문의로 일하는 엘리자베스 코멘이 쓴 '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은 이처럼 의학에서 여성이 '2등 시민'으로 밀려난 역사를 해부하는 책이다.그는 '본인이 아픈 것을 두고 의사에게 사과하는 여성 환자'를 수없이 만나며 펜을 들었다고 한다.
목차는 19세기 후반 의료 전문화가 시작된 이래 수련의들이 인체에 대해 배운 방식대로 구성됐다.생리학 교과서처럼 피부계 골격계 근육계 순환계 호흡계 소화계 비뇨기계 면역계 신경계 내분비계 생식계 순으로 각 분야가 여성의 몸과 고통을 어떻게 왜곡하고 축소해왔는지 추적한다.
물론 책이 단순 사례 나열에 그쳤다면 'PEN/에드워드 윌슨 과학저술상' 최종 후보로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코멘은 기원전부터 자리 잡은 성차별적 인식이 최근 200년간 서구의학의 오진에 과학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동기가 됐으며,스포츠토토 판매점 신청오늘날까지 계승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공작의 출발점은 15세기 말 가톨릭 성직자들이 집필한 책 '마녀의 망치'였다.여성의 의료행위를 위험하고 끔찍한 것으로 묘사하다 못해 "산파로 활동하는 마녀들이 신생아를 악마에게 바친다"고 주장한 이 문서는,오로지 남성을 여성의 몸에 대한 전문가로 추대하는 근거가 됐다.
그 결과 여성은 의료 현장에서 내쫓겼을 뿐 아니라,"여자의 신체적 증상은 심인성 요소,즉 히스테리적 문제"라는 오랜 미신에 시달려야 했다.히스테리는 자궁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따왔는데,스포츠토토 판매점 신청이미 기원전 5세기 히포크라테스는 자궁이 온몸을 돌아다니며 혼란을 야기한다고 상상했다.
'여성의 생식기는 남성과 달리 몸 안쪽에 있다'는 차이는 의학계에서 만악의 근원으로 이해됐다.심지어 "자궁이 너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소화기관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당시 소화기내과의 진단은 여성 식단을 디저트같이 '앙증맞은 음식'으로 채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19세기 의사들은 '자위'를 모든 여성질병의 원인이나 증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시리얼 개발자로도 유명한 존 켈로그는 성폭행 범죄에서 비롯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은 것으로 보이는 열 살 소녀에 대해 "강간범으로부터 자위하는 습관을 배워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우생학 열풍은 여성을 더욱 열등한 존재로 낙인찍었다.남성 의사들은 여성 결핵환자에게 '아름답다'고 찬사를 보내는 한편 '소설 읽기'를 문제 삼아 시설에 가뒀다.당사자 증언을 묵살하기 바빴던 의사가 미확인비행물체(UFO) 관련 음모론은 맹신했다는 사실은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이제는 달라졌을까.저자가 보기에 여성은 여전히 자기 몸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있지 못하다."코로나19 백신이 월경 불순을 초래한다"는 호소가 1년간 무시된 게 그렇고,스포츠토토 판매점 신청'타임'지가 힐러리 클린턴을 두고 "갱년기를 지나 리더 역할을 하기에 생물학적으로 준비가 됐다"고 평가한 것도 그렇다.
코멘은 의사인 자신조차 책 집필 도중 유명 남성 의사의 오진에 휘둘렸다고 고백한다.그러면서 이 책의 목표는 "의학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거나 남성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고,여성들이 받을 자격이 있는 치료를 스스로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마무리한다.
여성의 몸을 둘러싼 치밀한 의학적 서술은,19세기 말에야 근대의학이 이식된 한국에선 낯선 얘기일지도 모른다.그럼에도 소설 '82년생 김지영'에서 육아와 가사노동으로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주인공에게 노년의 의사가 건넨 말은 의미심장하다."어쩔 수 없지 뭐.요즘 여자들은 뭐가 힘들다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