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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사진 제공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사진 제공 =LG에너지솔루션]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가던 지난 2020년과 2021년,투자자들을 끌어당겼던 몇몇 기술이 있었어요.특히 전기자동차가 본격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하며 대표 기업인 테슬라의 주가가 폭등했던 걸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 거예요.마치 요즘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엔비디아 등 관련 기업의 주가가 폭등한 것과도 비슷했죠.

이때 우리나라 기업들도 큰 주목을 받았어요.전기차 분야에선 조금 뒤처져 있었지만,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배터리)를 잘 만드는 회사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들이‘미래 산업’을 선도하며 빠르게 성장할 거라는 기대감이 컸어요.

그런데 지금 분위기는 그야말로 180도 바뀌었어요‘K배터리의 위기’같은 표현을 언론에서 쉽게 접하게 됐고,최근에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공포의 12월’을 보냈다는 뉴스도 쏟아지고 있어요.

놓친 1등,벌어지는 격차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하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어요.세계 시장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죠.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의 배터리 기업인 CATL과 세계 1위를 다투는 선도기업이었어요.

하지만 중국 기업들과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더니,올해 들어선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에 점유율 1위 국가 자리를 내줬어요.이 순위는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중국 시장을 제외한 통계를 기준으로 매긴 거예요.그러니까 중국 기업이 중국에 판매한 배터리는 집계하지 않고,코인 구매대행 사이트수출한 것만 따져도 한국을 넘어섰다는 뜻이에요.중국 시장을 포함하면,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점유율이 벌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중국 제외한 전 세계 기준./자료=SNE리서치
중국 제외한 전 세계 기준./자료=SNE리서치
이렇게 희비가 갈린 이유는‘가격경쟁력’이었어요.전기차 대중화 초기에 국내 기업들이 주력했던 건‘니켈·코발트·망간(NCM)’이나‘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조합의 원료를 쓰는 배터리였어요.이 배터리들은 밀도가 높아서 1회 충전으로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고 출력이 좋아 전기차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원료 가격이 비싼 편이어서 생산 단가가 높다는 게 단점이었어요.

중국 업체들은 비교적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집중했는데요.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대신 수명이 길고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었어요.두 배터리는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했어요.초기에는 출력이 좋고,주행거리도 긴 국내 기업들의 배터리가 더 주목받았죠.

그런데 점점 전기차가 덜 팔리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코인 구매대행 사이트가격경쟁력을 중요하게 여긴 전기차 기업들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선택하기 시작했어요.중국 내의 어마어마한 수요와 대규모 정부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수출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어요.

힘들 때 찾아온‘공포의 12월’
한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에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빼앗기면서도,기술력을 앞세워 다시 역전할 날을 기대하고 있었어요.기술력 차원에서 완전히 밀린 건 아니니까요.아직 세계적인 전기차 대중화 시기가 조금 남아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일들이 벌어졌어요.잘나가던 시절 국내 기업들이 확보했던 공급계약이 줄줄이 해지된 거예요.어마어마한 금액의 계약 해지통보를 받은 기업들은 위기감을 더 느낄 수밖에 없게 됐어요.

지난달(12월) 17일 이후 연말까지 고객사로부터 국내 배터리 업체와 배터리 소재 업체가 통보받은 계약 취소 금액은 17조 3000억원에 달했어요.보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와 관련 소재 업체 6곳의 2025년 매출액 3분의 1에 달하는 계약이 날아간 거죠.

LG에너지솔루션은 12월 17일 미국 자동차 업체인 포드로부터 9조 6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어요.이어 12월 26일에는 미국 배터리 팩 제조사인 FBPS가 사업을 접으면서,코인 구매대행 사이트3조 9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취소됐어요.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인 엘앤에프가 테슬라와 맺었던 3조 8000억원 규모의 소재 공급계약은 지난 12월 29일에 973만원으로 축소됐어요.계약이 취소된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미국 자동차 회사인 GM과 202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107억 달러(약 15조 4300억원) 규모의 소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지만,실제 납품액은 20억 달러(약 2조 8800억원)에 그쳤다고 12월 31일에 발표했어요.

위기를 마주한 배터리 기업들은 투자를 축소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어요.지난 2023년 일본 자동차 회사인 혼다와 합작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세운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공장을 혼다에 팔기로 했어요.위기에 대응할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에요.

SK온은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합작으로 회사를 세워 운영하던 미국 공장을 분리했어요.공동 운영을 멈추고,두 곳에 있는 공장을 하나씩 나눠서 따로 운영하기로 했대요.전기차 열풍에 대응하려고 공동으로 회사까지 세웠는데,막상 판매량이 부진하니 전략을 수정한 거예요.국내 공장에 투입하기로 했던 투자금 규모도 줄였어요.

공포의 12월은 왜 온 거야?
대규모 계약 취소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한 탓에 일어났어요.포드와 테슬라 등 미국 전기차 기업이 생각만큼 전기차를 판매하지 못하자,배터리 업체와 배터리 소재 업체에 계약 취소나 변경 통보를 한 거예요.앞으로도 비슷한 계약 취소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이 나와요.

 자료=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자료=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전기차 판매량은 사실 감소세를 지적하는 뉴스가 꾸준히 나왔어요.갑작스러운 일은 아닌 거죠.그런데도 큰 충격을 받은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크게 변화한 미국 정부의 정책 때문이었어요.트럼프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폐기하겠다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없애버렸거든요.안 그래도 많은 이들이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고 있었는데,10월부터 보조금까지 사라져서 구매자가 확 줄었어요.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8~9월만 해도 월 14만 대 수준을 유지하다가,보조금 혜택이 사라진 10월(6만 9000대)과 11월(6만 5000대)에는 급감했어요.

시장조사 업체인 EV세일즈 등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전기차 판매 대수는 159만 8000대로 전년 대비 1.8%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여요.중국에서 전년보다 26.6% 더 많은 1412만 5000대가 팔리고,유럽에서도 전년보다 27.2% 증가한 374만 7000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예요.

중국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에 밀리고,미국 시장의 수요 부진까지 겪게 된 한국 기업들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선 자국 제품의 선호도가 워낙 높아서 미국과 유럽 등이 주요 시장인데,미국에서 불황을 겪게 됐으니까요.심지어 유럽연합(EU)도‘2035년에는 모든 신차의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기존 계획을 철회하는 등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고 있어요.

반면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조금씩 빼앗아 가는 추세예요.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코인 구매대행 사이트지난해 10월까지 집계한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중국 시장 제외)을 기준으로 중국 CATL과 BYD의 점유율은 더 높아졌어요.국내 3사는 일제히 점유율이 하락했고요.

살길 찾는 한국 배터리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기준./자료=SNE리서치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기준./자료=SNE리서치
일단 국내 배터리 업계는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를 공략하며 활로를 찾고 있어요.ESS란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하는 장치예요.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 등으로 세계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ESS가 주목받고 있어요.아직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보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요.

일단 국내 배터리 업계는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를 공략하며 활로를 찾고 있어요.ESS란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하는 장치예요.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 등으로 세계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ESS가 주목받고 있어요.아직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보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요.

전기를 생산하고 운용하는 발전소와 전력망은 여러 변수가 많은 체계예요.전기가 많이 필요하다고 갑자기 발전량을 늘릴 수 없고,전기 수요가 적은 시간대라고 갑자기 발전소를 멈출 수도 없거든요.어쩔 수 없이 낭비하는 에너지가 생기는 거죠.ESS는 이런 낭비를 줄여주는 장치예요.남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했다가 쓸 수 있도록 해주니까요.

문제는 ESS의 경우 출력이나 성능보다 안전성이 훨씬 중요해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쓴다는 점이에요.일찌감치 LFP에 집중한 중국 업체들이 ESS 시장도 사실상 선점하고 있다는 뜻이에요.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의 점유율만 따져도 30%가 넘는다고 해요.국내 배터리 3사는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10%에 못 미치는 수준이에요.

국내 기업들은 뒤늦게 LFP 배터리 양산에 뛰어들며 ESS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요.전기차 시장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거죠.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말부터 중국 공장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한 데 이어 지난해 6월부터 미국 공장에서도 양산에 들어갔고,올해는 폴란드 공장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해요.2027년엔 충북 오창에서도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기로 했어요.SK온은 올해 하반기,삼성SDI는 올해 4분기부터 미국 공장 등에서 LFP 배터리 생산에 나설 계획이에요.

늦었지만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선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연 전기차 수요 부진의 타격을 만회하고,화려한 부활의 날갯짓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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